KBS이사회“이종수이사장 권한행사 자숙을”

  • 입력 2003년 10월 8일 2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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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는 8일 임시회의를 열고 재독 학자 송두율(宋斗律·59)씨를 독일로 찾아가 송씨의 귀국을 설득했던 이종수(李鍾秀) KBS 이사장에 대해 해명과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한편 송씨의 법률적 처리가 끝날 때까지 이사장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자숙해줄 것을 결의했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는 이 이사장이 송씨 입국 전 독일에서 그를 만난 이유와 발언내용, 9월 27일 방영된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2시간반 동안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이사들의 강도 높은 추궁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들은 “이 이사장이 개인 자격으로 독일에 갔다고 하지만 KBS 이사장이란 공인의 직함을 가진 사람으로서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특히 이 이사장이 ‘한국사회를 말한다’란 프로그램에 출연해 송씨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이사회의 위상에 큰 누를 끼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이사는 “송씨에 대한 법률적 처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송씨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 이사장이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든가 적어도 사회를 보지 않는 등 자숙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이사회에 누를 끼친 데 대해 도덕적인 책임을 느낀다. 만일 법적인 책임이 있다면 지겠다”며 공식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사들은 정연주(鄭淵珠) 사장에 대해서도 KBS 프로그램의 편향성 등을 따질 예정이었으나 정 사장이 터키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방송협회(ABU) 총회에 참석 중이어서 다음 회의에서 이 안건을 주요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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