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열린 회의에서는 이 이사장이 송씨 입국 전 독일에서 그를 만난 이유와 발언내용, 9월 27일 방영된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2시간반 동안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이사들의 강도 높은 추궁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들은 “이 이사장이 개인 자격으로 독일에 갔다고 하지만 KBS 이사장이란 공인의 직함을 가진 사람으로서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특히 이 이사장이 ‘한국사회를 말한다’란 프로그램에 출연해 송씨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이사회의 위상에 큰 누를 끼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이사는 “송씨에 대한 법률적 처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송씨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 이사장이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든가 적어도 사회를 보지 않는 등 자숙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이사회에 누를 끼친 데 대해 도덕적인 책임을 느낀다. 만일 법적인 책임이 있다면 지겠다”며 공식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사들은 정연주(鄭淵珠) 사장에 대해서도 KBS 프로그램의 편향성 등을 따질 예정이었으나 정 사장이 터키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방송협회(ABU) 총회에 참석 중이어서 다음 회의에서 이 안건을 주요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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