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특집 다큐 ‘한글, 세계를 달린다’

  • 입력 2002년 10월 8일 18시 14분


꾸이팀 자니 주중 알바니아 대사. 사진제공 MBC
꾸이팀 자니 주중 알바니아 대사. 사진제공 MBC
통신 언어의 범람으로 한글의 훼손이 심각한 가운데 해외에서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커가고 있다. MBC는 9일 오전 10시반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한글, 세계를 달린다’에서 베트남 몽골 케냐 등 6개국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외국인들을 소개한다.

5년째 알바니아어-한국어 사전을 만들고 있는 꾸이팀 자니 주중 알바니아 대사. 1970년대 북한의 김일성 대학에서 유학하고 현지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한글에 매료된 그는 혼자 수작업으로 사전편찬 작업을 하고 있다. 알-한 사전을 끝내면 한-알 사전을 만들 계획이라는 그는 알바니아 대학에 한국어과를 개설하는 것이 꿈이다.

케냐 서부 사막지대의 원시 유목부족 포콧족 청년 카마마는 한국인 선교사에게 처음 한글을 배웠다. 그는 한국어를 못하지만, 소리를 한글(문자)로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의 이름은 물론 여자친구의 이름도 한글로 적는다. 한글이 그만큼 쉽고, 거의 모든 음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자라는 것을 증명한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대 교수(진화생물학)는 퓰리처상에 빛나는 그의 책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에서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기술하기도 했다. 그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영어는 발음과 문자가 일치하지 않아 앞으로 음성 인식이 보편화되면 많은 애로를 겪을 것”이라며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따 만든 한글의 과학성은 믿기 어려울 정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독일의 경우 해외문화원 연간예산 3억유로(약 3300억원) 중 80%를 독일어 보급에 투입하는 반면 한국의 한글 해외보급 예산은 한 해에 7억원 정도”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작품은 PD가 아닌 최재혁 아나운서가 제작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2001년 ‘한글, 라후 마을로 가다’를 제작하기도 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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