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노트]'뉴 논스톱=루키 등용문'

  • 입력 2002년 4월 24일 18시 48분


얼마 전 친지 모임에서 먼 친척쯤 되는 한 중년신사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MBC ‘뉴 논스톱’에 출연중인 장나라씨의 사인을 받아줄 수 있겠느냐”며 그녀의 CD를 꺼내들었다. 아마도 어린 아들을 위한 것이겠거니 하며 “이름은 누구로 받아드릴까요”라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그는 매우 쑥스러워 하며 자기 이름을 댔다. ‘뉴 논스톱’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지 1년도 채 안된 그녀가 방송가의 ‘신데렐라’로 떠올랐음을 새삼 느꼈다.

원래 장나라는 지난해 여름 극중 양동근의 여자 친구였던 이재은이 음반활동 때문에 ‘뉴 논스톱’에서 하차하게 됐을 때 서둘러 캐스팅된 ‘대타’였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인가수를 캐스팅하면서 주위의 우려도 많았으나 오디션 당시 보여준 놀라운 끼를 믿고 제작진은 장나라라는 카드에 승부를 건 것이다.

사실 ‘청춘 시트콤’이라는 포맷은 신인 연기자를 키우기에 아주 적절하다. 매일 저녁 30분씩 대중에게 꾸준히 노출되며 극중에서도 본인의 이름을 쓰기때문에 훨씬 쉽게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다. 코미디와 드라마가 적절히 배합돼 있어 두 장르 중 본인의 적성에 맞는 연기를 먼저 시도하면서 차츰 연기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나라는 초반에는 실수을 연발하는 코믹한 캐릭터로, 후반에는 양동근을 열렬히 짝사랑하는 감동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장나라 말고도 ‘뉴 논스톱’은 작년 한 해동안, 양동근 조인성 박경림 김영준 김정화 정다빈 등 많은 신인들을 청춘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덕분에 ‘뉴 논스톱〓스타 등용문’이라는 과분한 별명까지 얻게 됐다. 지난 겨울 방학동안 주간 시청률 25%를 기록했던 ‘뉴 논스톱’ 제작진에게 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그런 쟁쟁한 청춘 스타들을 모아놓고 그만한 시청률 못내면 말이 되나?”

일견 맞다. 하지만 1년전만 해도 ‘뉴 논스톱’은 “스타없이 신인만 모아놓은 어설픈 프로”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다행히 끼있는 신인들이 제 몫을 다해 스타덤에 오르면서 ‘뉴 논스톱’의 인지도도 덩달아 올라간 것이다.

이제 그 스타군단을 떠나보내고 ‘뉴 논스톱’은 다음달부터 새로운 연기자로 프로를 꾸려야 한다. 일각에서는 “스타들 다 떠나보내고 프로그램이 잘 되겠느냐”며 걱정하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청춘 시트콤을 만들면서 한창 잘 나가는 스타의 캐스팅을 포기한지 오래다. 어차피 청춘 시트콤의 승부수는 끼있는 신인을 발굴해 그들을 친근감있는 캐릭터로 꾸며가는데 있기 때문이다.

김민식 MBC ‘뉴논스톱’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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