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중간광고 허용 찬반토론회]"시청자의견 무시됐다"

  • 입력 2000년 2월 21일 19시 42분


문화관광부가 내놓은 새 방송법 시행령안 가운데 가장 첨예한 쟁점 중 하나는 지상파 TV의 중간광고 허용 방침. 시행령안은 한 시간이 넘는 프로에 한해 1∼3회(1회당 1분·회당 최대 4개)씩 프로그램의 흐름을 끊고 CF를 방영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광고 허용 방침은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광고업계 및 방송계의 이해만 대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고-방송계 이익대변▼

한국언론학회(회장 박영상)와 한국방송학회(회장 김민남) 공동 주최로 21일 서울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열린 토론회 TV ‘중간광고 허용,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도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임동욱 광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중간광고 허용 방침에는 방송 광고계와 정부 사이에 ‘그들만의 합의’가 있었을 뿐”이라며 “여론 조사결과 많은 시청자들이 중간 광고를 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정부가 허용 방침을 강행하려는 것은 광고주와 방송협회를 포함한 관련 단체들의 입장만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난해에도 막대한 광고 수입과 흑자를 낸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중간광고를 하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KBS 등 TV 3사는 IMF사태 전인 97년 686억원(KBS) 261억원(MBC) 128억원(SBS)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이에 맞먹는 순이익을 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작년 흑자…명분약해▼

이와달리 김상훈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방송사의 안정적인 재원 마련 △광고의 효율성 회복 및 분산 효과 △프로그램 제작의 혁신 도모 등을 논거로 허용 방침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교수는 “중간광고를 쇼오락프로, 공식 행사, 대형 이벤트, 뉴스 등 프로그램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하거나 허용 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혁신등 긍정 입장도▼

이날 토론회에는 박효신 한국광고주협회 상무, 서범석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이창현 국민대 언론학부, 이현우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조정하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 최창업 MBC 광고국장이 참여해 중간광고에 대한 찬반토론을 펼쳤다.

<허엽기자> 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