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유키에(보컬, 기타) 하세가와 요헤이(기타) 스가와라 켄(베이스) 노나카 타카시(드럼)로 구성된 ‘곱창전골’은 음악적 우상이 새겨놓은 발자취를 복각하듯 따라간다. 신중현을 ‘알현’하고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는 이들에게 그의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은 ‘불경(不敬)’이다. 60∼70년대의 기교없는 사운드를 내기 위해 기타 효과 장치인 ‘이펙터’도 떼어냈다. 프로듀서는 아예 신중현의 아들 신대철(‘시나위’의 리더)이 맡았다.
때문에 앨범에 담긴 ‘미인’ ‘아름다운 강산’ (이상 신중현) ‘처음부터 사랑했네’ (‘활주로’) 등은 일부 어색한 발음을 제외하면 일본풍을 발견하기 힘들다. ‘미인’의 경우는 먼저 연주했던 그룹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탁월한 리듬감과는 비교되지만 ‘처음부터…’는 이후 후배가수들이 거의 다루지않아 신선하다. 철저한 ‘음악적 고증’과 함께 한국 가수들이 팽개친 틈을 노린 점이 오히려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얘기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