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가수도 음반 한장 뜨면 수억원 '거뜬'

  • 입력 1999년 9월 28일 18시 49분


‘여가수의 경제학’이 바뀌고 있다.

여가수는 인기는 있어도 황금알을 낳지 못한다는 게 가요계의 종래 속설. 그러나 요즘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가요계에서는 억대의 황금알을 낳는 여가수들이 즐비하다.

엄정화 김현정 박지윤 그룹 ‘S.E.S’ 등이 최근 단 한 장의 음반을 통해 벌어들인 순수익은 2억∼5억원선. 과거 정상을 달리던 여가수들에 비하면 몇 배 이상 높은 액수다.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가수는 단연 그룹 ‘S.E.S’. 히트곡 ‘Dreams Come True’ ‘너를 사랑해’ 등을 수록한 2집이 1월 발매 이후 70만장 가까이 팔렸다.

2집 활동으로 번 ‘S.E.S’의 총수입은 13억여원. 음반 판매수입 10억 5천여만원에다 1회에 1000만원을 받는 기업체 행사 10회 출연 및 CF 수입 1억5000여만원을 합한 것.

엄정화도 만만찮다. ‘몰라’ ‘페스티벌’ ‘스칼렛’ 등을 담은 5집이 6월 발매 이후 50만장 팔렸으며 그 수입은 7억5000여만원. CF와 행사 출연 수입이 2억여원에 이르고 있어 총수입은 9억5000여만원이다.

최근 ‘스칼렛’이 또 히트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엄정화의 5집은 10만∼20만장이 더 나갈 전망. 이 경우‘S.E.S’를추월하게 된다.

8월말 활동을 일시 중단한 김현정도 억대 여가수. 3월 ‘되돌아온 이별’ ‘실루엣’ ‘자유선언’ 등의 연타석 홈런으로 2집이 56만장이 나가 8억원을 벌었다.

CF 수입 2억원과 행사 출연 수입 1억여원을 더하면 총수입은 11억여원.

박지윤도 8월 발매된 3집이 35만장이 나가면서 억대대열에 들어섰다. ‘가버려’에 이어 현재 ‘아무것도 몰라요’가 인기 상승 중. 음반 판매 수입 5억여원에 CF 수입 1억6000만원과 행사출연료를 모두 합하면 총수입은 7억여원.

지출 비용은 대체로 가수 한 사람당 음반제작비 방송활동비 등을 합해 3억여원으로 거의 비슷한 편. ‘S.E.S’는 그룹이어서 5000만원정도가 더든것으로 추정된다.

총수입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를 모두 가수가 갖는 게 아니다. 기획사와의 계약에 따라 5대5 또는 4(가수)대6(기획사)으로 나누는 것.이에 따라 인기 여가수가 단 한 장의 음반으로 서너달만에 벌어들이는 소득은 대체로 2억∼5억원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 억대 여가수들이 나오는 것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진 양상. 미국의 경우 이미 80년대 중반 톱스타 마돈나의 등장 이후 이 경향이 뚜렷해졌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외국에서는 성적 매력의 부각과 여성성에 대한 자각 등으로 여가수가 대중음악계에서 큰 금맥으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때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