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36회 대종상 영화제는 과거부터 논란이 되어오다 96년 ‘애니깽’의 수상으로 전면에 불거져 나온 공정성 문제와 후원업체가 없는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 결과 심사의 공정성 측면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한해동안 관객이나 평론가 그리고 대중매체가 관심과 애정을 기울였던 영화들이 수상 후보작에 올랐고 상을 받았다. 관점, 선호도의 차이에 따라 수상 결과에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납득할만한 심사 결과로 보여진다.
문제는 과연 영화제로서 열린 축제성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진정한 축제엔 동네방네의 사람들이 다 모여드는 법. 그런데 이번 영화제에선 8개 부문에 수상자가 참석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올해 신설된 단편 영화 공로상중 하나가 장편영화 ‘벌이 날다’에 돌아간 것은 대종상 영화제가 과연 단편 영화라는 범주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의심하게 한다.
‘강원도의 힘’에서 ‘쉬리’ 그리고 단편 ‘간과 감자’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채로워진 한국 영화. 이에 걸맞는 대종상 영화제가 되기 위해선 예선과 본심의 심사위원, 집행위원회에 보다 다양한 영화인들과 문화인들이 참여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막상 축제가 시작되면 참여한 사람 모두가 어릿광대로 변해도 좋은 그런 영화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소영(예술종합학교교수·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