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CD」눈에 띄네…『듣고픈 곡만 담았어요』

  • 입력 1999년 3월 30일 19시 11분


크기는 지름 80㎜, 수록곡은 4곡 정도, 가격은 4천5백원 정찰제.

저예산 음반을 내는 ‘인디 레이블’들이 모여 새롭게 내놓은 싱글CD이다. 1백20㎜ 크기 음반에 10곡 안팎을 실어 1만원이상에 파는 기존CD에 비하면 ‘꼬마’수준이다.

인디 강아지문화예술 라디오 재머스 등 인디레이블 7곳이 이같은 싱글음반 4종을 내놓고 싱글시장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나섰다. 록밴드 ‘에브리 싱글 데이’의 ‘키스’, ‘삼청교육대’의 ‘바나나’ 등 19곡이 나누어 실렸다. 이들은 올해 ‘싱글CD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모두 50여종을 내놓을 계획.

이들의 싱글CD가 주목받는 것은 가수나 제작사가 적은 돈으로 음반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 소비자도 원하는 곡이 실린 음반을 적절한 가격에 살 수 있어 바람직하다. 한두곡만을 듣기 위해 10곡이상 실린 비싼CD를 사거나, 좋아하는 곡만 실린 불법 복제음반을 구하지 않아도 되는 셈.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싱글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그동안 나온 싱글 음반은 김민종 손지창의 ‘블루’를 비롯해 ‘삐삐롱 스타킹’의 ‘바보버스’ 등 손에 꼽을 정도.앨범을 내기 전 싱글 음반을 먼저 내는 게 통상인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기형적인 구조다.

싱글 시장이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기존의 싱글CD값이 7천∼8천원이나 돼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지 못했기 때문. 제작자측도 머릿곡 한두곡으로 승부를 내는 국내 음반 시장의 성격상 머릿곡외에 나머지곡을 ‘적절히’ 채워 비싸게 파는 쪽을 택했다. 유통업계도 싱글CD보다 정규CD를 파는 쪽이 더 이익이어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4천5백원 정찰제에 싱글CD를 내놓은 인디레이블의 전략은 적절한 불황 타개책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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