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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14일 2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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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제작진은 당초 6일 ‘국제크리스천연합’이라는 종교단체의 총재인 정모씨가 80년 단체창설 이후 여신도와 지속적으로 모종의 관계를 가져왔다는 의혹을 제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제…’측이 지난달 23일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내자 SBS는 법원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이유로 방영을 늦췄다. 게다가 심리도중 판사가 교체되고 2일부터 심리가 다시 열린 탓에 방영여부 결정이 계속 늦어져 내부 반발이 일고 있다.
이 바람에 ‘문성근…’은 6일 지난해 11월 방영됐던 ‘살인자없는 이태원 살인사건’의 수정본을 내보냈으며 13일에도 ‘한방 암 진단법 논란’편을 긴급투입했다.
홍성주 책임프로듀서는 “만일 이번주에 법원이 ‘국제…’의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다시 재심리를 요청해야하고 줄다리기가 길어지면 다큐물의 ‘신선도’도 떨어진다”며 “늦어도 20일엔 이 프로를 방송할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렇게 될 경우 이 문제는 ‘문성근…’제작진의 손을 떠나 SBS전체의 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SBS는 1월 초 ‘8시뉴스’에서 ‘국제…’의혹을 다룬 후 ‘국제…’측이 언론중재를 요청하는 등 항의를 받아왔다.
당시 송도균보도본부장(신임 사장)은 추가보도는 없도록 하겠다고 사태를 무마해 이 다큐의 방영여부는 더욱 오리무중(五里霧中)인 상태.
이에 대해 신임 송사장은 “제작진과 심리결과를 지켜보면서 방영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SBS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외압으로 편성에 파행을 가져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언론유관단체와 연대해 이 다큐의 신속한 방영을 추진키로 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문성근…’방영여부는 송사장의 방송철학과 결단력을 시험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