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8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현대방송(HBS) 스튜디오. ‘대한민국 나훈아―나는 노래를 잘하고 싶다’는 제목의 비디오 촬영을 위한 ‘음치 클리닉’이 개설됐다.
“전국민의 10%가 스스로를 음치라고 생각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건 말도 안됩니다. 아이고, 아이고 같은 울음까지 박자로 전하는 우리가 그 놈의 노래 때문에 고통받는 상황을 견딜 수 없어 나섰습니다.”
3시간에 걸쳐 녹화된 이날 무대에서 나훈아는 아마추어의 고민을 △난 죽어도 안돼 △노래는 좋은 데 마이크만 잡으면 후들후들 △폼잡고 부르고 싶은 데 잘 안되는 ‘준가수’ 등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그는 ‘무시로’ ‘남행열차’ 등 자신의 히트곡을 들려주면서 박자 감정 고음처리 등 세부적으로 음치의 ‘고질’을 치료하는 비법을 소개했다.
그가 말하는 ‘음치탈출’의 첫번째 비법은 ‘심리치료’.
“아지매∼. 음치들은 음정 가사 박자 몽땅 무시하세요. 무엇보다 노래에 대한 공포와 증오를 없애는 게 중요합니다. 잘 할 수 있다는 마음의 문을 열면 길이 보입니다.”
실제 이날 무대에는 주부 출연자가 출연해 ‘사랑’을 도전곡으로 삼아 심리치료부터 시작해 세부적인 교정을 받았다.
헤어디자이너 박준은 노래는 꽤 하는 데 가수처럼 멋지게 부르고 싶은 경우. 나훈아는 “전체를 밋밋하게 부를 것이 아니라 한두 소절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포인트 기법이 필요하다”며 제스처 선글라스 착용 등 무대 매너를 가르치기도 했다.
“‘준비된 아마추어’는 아름답습니다. 종이에 가사를 적고 선글라스를 쓰는 노력이 자신의 팬들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줍니까. 이런 노력형은 쉽게 음치에서 탈출합니다.”
제작사인 디지탈미디어측에 따르면 이 비디오 프로젝트는 나훈아의 개런티를 포함해 모두 5억원이 투입됐다. 이날 녹화된 클리닉 과정과 뮤직비디오 등은 1백20분 안팎의 분량으로 편집돼 25일 비디오로 출시할 예정이다. 문의 02―508―0020(내선 331)
나훈아가 12월 16∼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콘서트를 앞두고 이날 공개한 ‘술이 권하는 노래’ ‘지금의 나였더라면’ 등 신곡도 함께 수록된다. 이날 촬영 내용중 일부는 12일 SBS ‘생방송 한밤의 TV연예’를 통해 소개된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