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황금사자상 다케시 감독 부산방문

  • 입력 1997년 10월 17일 20시 11분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불꽃」으로 황금사자상을 수상, 일본영화 르네상스에 한몫 한 기타노 다케시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할아버지가 한국인인 그는 감독이면서 주연을 겸했다. TV토크쇼에서 특급대우를 받는 정상급 코미디언이기도 하다. 「불꽃」은 오리지널 일본문화를 접해 보려는 마니아들 덕택에 이번 출품작 가운데 완전매진 1호를 기록했다. 그는 『지금껏 6편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하나도 성공 못했다. 「불꽃」의 부산 열기를 보고 놀랐다. 이 인기를 일본으로 가져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하고 말했다. 「불꽃」은 다친 동료, 죽어가는 아내를 위해 은행을 털고 달아나는 형사를 그린 영화. 짧은 순간 터져 나오는 은밀하고도 절제된 폭력이 되레 아름답다. 『폭력의 미학은 쓰러진 사람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영화는 폭력과 유머를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해야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그의 영화에는 푸른 색조의 영상 미학이 있다. 그가 95년 교통사고를 당한 뒤 그린 푸른빛 그림들이 슬라이드로 보여진다. 자살하는 주인공의 눈앞에 장대하게 펼쳐지는 태평양의 푸른 물빛이 인상적이다. 『태평양은 저의 중요한 테마지요. 찌들린 인간들이 위안을 얻는 푸른 공간입니다. 그러나 블루톤은 도시 느낌을 주기도 해 앞으로 다른 색조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부산〓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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