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KBS 3당후보 토론]진행방법-패널리스트…

  • 입력 1997년 8월 25일 20시 17분


▼ 진행 이렇게 ▼ 그동안 있은 네차례의 대선후보 TV토론회를 지켜본 유권자들과 각종 사회단체에서는 두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는 대선후보들이 한자리에 같이 나와서 정책토론을 벌여야 정책비교가 용이하다는 것. 둘째는 짧은 시간에 모든 분야를 다 물어보다보니 깊이 있는 토론이 되지 못하고 수박겉핥기식이 됐다는 것이었다. 27∼29일 여야후보 TV토론회를 공동주최하는 동아일보와 KBS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3당 후보가 한자리에 나올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자민련 등 3당 모두가 반대했다. 신한국당은 『야당의 두 후보와 여당의 한 후보가 같이 토론을 벌일 경우 2대 1의 싸움이 된다』는 입장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통합을 추진중인 후보와 같이 토론을 벌이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입장을 표시해 결국 3당 후보의 동석(同席)은 무산됐다. 동아일보와 KBS는 3당 후보가 한자리에 나오지 못하게 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네가지의 공통질문을 사전 제시했다. 「전국민이 절감하는 경제난 해결책은 없는가」 「학부모들을 괴롭히는 사교육비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등 사전에 제시한 오늘의 경제 사회현안에 대한 3당 후보의 구체적 해법을 차례로 방영, 유권자들이 세 후보의 정책을 비교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 「수박겉핥기식의 토론」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토론의 주제를 경제와 사회분야의 민생현안 및 21세기 리더십과 비전으로 압축했다. 아울러 분야별 전문 패널리스트를 3명씩 배치,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패널리스트들이 질문할 내용은 전국 53개 전문기관 연구소 사회단체로부터 받은 4백여개의 질문과 ㈜가우디가 신문광고를 통해 접수한 일반 유권자들의 의견을 참고, 「문제 뱅크」를 만든 뒤 패널리스트들의 3,4차례 팀별 회의를 통해 이를 검증, 선정했다. 동아일보사에서는 이번 토론회를 위해 사내 의견조사도 실시했다. 또 효율적인 토론 진행을 위해 그동안 TV토론회 때마다 있었던 후보들의 형식적인 기조연설을 없애고 곧바로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 가기로 했으며 각종 현안을 도표와 그림으로 제작해 유권자들의 이해를 돕기로 했다. 특히 대선후보 정책토론회가 「토론회다운 토론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 후보의 임기응변식 대응이나 두루뭉실한 답변을 듣고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추가질문을 통해 후보의 비전과 정책수행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기로 했다. ▼ 미리 가본 토론장 ▼ 동아일보와 KBS가 공동주최하는 대통령후보 TV토론회가 열릴 KBS본관 공개홀은 평소 「가족오락관」 등 오락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 그러나 TV토론을 위해 현란한 색상을 걷어내고 무게 있는 분위기로 꾸며진다. 토론장 꾸밈을 총괄하는 KBS 아트비전 디자인부 崔明洛(최명락·44)차장은 『후보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디자인의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배경색으로 검정색 진청색 등 무채색 계열을 선택해오던 기존의 TV토론과는 달리 짙은 자주색을 「바탕색」으로 삼기로 했다. 「위엄과 권위」를 상징하는 자주색으로 후보의 배경과 바닥에 포인트를 주고 나머지는 검정색을 사용해 차분하고 안정감있는 분위기를 자아내겠다는 의도이다. 후보와 패널리스트의 위치도 이전과 달라진다. 후보를 중심으로 패널리스트가 원탁의 구도로 띄엄띄엄 앉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9명의 패널리스트가 후보를 마주하고 반원형의 긴 테이블에 나란히 앉게 된다. 최차장은 『TV토론은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후보를 검증하는 자리이므로 원탁형의 화목한 구도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후보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칭구도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2백명의 방청객 좌석은 후보와 패널리스트를 둘러싸고 앉도록 배치된다. TV토론 생중계를 위해 동원되는 카메라는 모두 7대. 1백10평의 공개홀 가장자리를 따라 일반 카메라 3대, ENG 카메라 3대, 특수카메라 1대 등이 배치된다. 토론장 왼쪽에 배치될 「부감(俯瞰)촬영 카메라」는 토론장을 마치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 같은 효과를 자아내는 특수카메라. 불빛이 공중에서 교차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크로스 필터」를 렌즈에 붙여 마치 권투경기장처럼 열띤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후보 양옆에는 80인치 대형 TV화면인 「빔 프로젝션」 2대가 설치돼 후보의 답변 모습과 자료화면 소개 등에 쓰인다. 후보를 비추는 조명의 밝기는 1천8백룩스(Lux) 정도. 토크쇼나 다른 토론회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무게 있는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조명팀은 토론회 당일 후보의 윤곽선이 분명히 살아나도록 옷색깔과 머리색에 따라 뒷조명의 밝기를 다르게 할 계획이다. 한편 KBS는 시청자의 토론참여를 위해 본관 중앙홀에 마련한 「시청자 코너」에서 전화 10대와 팩스 PC 등을 이용, 시청자 의견을 받은 뒤 토론 끝 부분에 사회자가 질문하도록 할 예정이다. 〈김희경기자〉 ▼ 사회-패널리스트 10人 ▼ 3당 대통령후보 TV정책대토론회에 참가할 패널리스트는 모두 9명. 경제와 사회 및 21세기비전 분야의 전문가와 언론인 등이다. 종전과는 달리 KBS와 동아일보의 패널리스트들이 30,40대의 젊은 기자들이라는 것도 큰 특징이다. △羅亨洙(나형수·KBS해설위원장·사회)〓39년생.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졸. 67년 KBS에 입사해 경제부장 취재부국장 워싱턴특파원 미주총국장 보도제작국장 등을 역임. 「심야토론」 「정책진단」 등을 매끄럽게 진행. △朴元淳(박원순·변호사·패널리스트)〓56년생. 서울대입학, 단국대졸업. 80년 사법시험에 합격, 변호사 개업중. 대한변협 인권위원회 간사, 민변 간사 등 활발한 사회운동. △孫鳳淑(손봉숙·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44년생. 이화여대 출신으로 모교에서 정치학박사 학위. 북한연구회회장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정책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 △李軫周(이진주·생산기술연구원 원장·〃)〓41년생. 서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과학박사 학위. 한국경영과학회 경영정보시스템연구회회장 등을 역임. △尹正一(윤정일·서울대교수·〃)〓43년생. 서울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교육개혁심의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 △曺尤鉉(조우현·숭실대교수·〃)〓50년생. 서울대 경제학과졸. 미국 뉴욕주립대를 거쳐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 금년초 노사관계대학원장에 취임. △尹德洙(윤덕수·KBS정치부차장·〃)〓52년생. 중앙대 신방과졸. 78년 CBS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으나 80년 언론통폐합으로 KBS에 합류. 주로 정치부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야당팀장. △林炳杰(임병걸·KBS통일부기자·〃)〓62년생. 고려대 법학과졸, 서강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 전공. 87년 KBS에 입사, 지방부 경제부 등에서 근무. 지난 3월부터 통일원을 출입하며 북한문제 통일문제 담당. △吳明哲(오명철·동아일보사회1부차장·〃)〓55년생. 연세대 신방과졸. 83년 동아일보에 입사, 사회부 정치부 문화부에서 근무. 94년8월부터 1년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존 나이트 펠로십을 받아 연수. △李東官(이동관·동아일보정치부기자·〃)〓57년생. 서울대 정치학과와 대학원 졸업. 85년 입사,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를 거쳐 93년 주일특파원으로 부임, 지난 3월 귀국과 함께 정치부로 복귀. 청와대 출입. 〈양영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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