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신세대 보고」방송 1백회 『우리들 세상』

  • 입력 1997년 4월 9일 09시 33분


금기의 성(性)에 대한 호기심, 스타를 향한 한없는 동경, 성적과 외모에 대한 열등감, 부모와의 갈등 및 흡연 도박….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고민과 갈등을 생생하게 다뤄온 KBS1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목 오후7.35)가 10일 방송 1백회를 맞는다. 95년 2월 첫 방송된 이 프로가 돋보이는 것은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청소년 프로가 「어른들의 눈」을 통해본 10대를 그린데 비해 청소년의 실상과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았다는 점에 있다. 지난해 2월 교실내 폭력문제를 다뤘을 때는 40%에 달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지난해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으로부터 「좋은 프로그램상」을 받기도 했다. 이 프로에 자극받아 MBC와 SBS에서 각각 「나」와 「성장느낌 18세」 등 「현실적 청소년 드라마」를 제작, 한동안 잠잠했던 청소년드라마 붐을 일으켰으며 김수근 최강희 등 10대 스타를 낳은 것도 이 프로의 공로로 꼽힌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곁들인 「신세대보고…」가 생생할 수 있는 까닭은 고교생 20여명으로 이뤄진 인턴PD의 「머리」와 매주 1백여통에 이르는 편지, PC통신 등을 통해 얻어낸 주제들을 평범한 학생들의 연기로 녹여냈기 때문. 이 덕분에 가장 많이 다뤄진 주제는 사랑과 성에 대한 관심이었지만 제작진은 늘 수위조절 때문에 고민스럽다고 말한다. 『초창기에는 사창가에서 유혹받는 고교생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는 등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심의의 잣대를 의식, 표현강도를 낮추다보니 청소년들의 즉각적인 항의를 받을 때가 많아 당혹스럽다』는 게 황제연PD의 설명. 그는 본드와 가스 등 환각문제를 다뤘을 때를 예로 들었다. 『어제 우리애가 방송을 본 뒤 본드로 흉내로 내더라』면서 항의하는 학부모들이 있는가 하면 PC통신에서는 『좀 더 현실감있게 다뤄야 문제제기가 제대로 될 것』이라는 「앞서가는」 청소년시청자들의 따끔한 지적이 빗발친다는 것. 『청소년들의 급변하는 현실적 고민의 리듬에 발맞춰 나가면서 학부모 교사 등과 학생들 사이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 「신세대보고…」의 강성철팀장의 각오. 그러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10대 미혼모와 교내체벌 촌지 등 건드리기 힘든 예민한 「뇌관」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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