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TV는 사랑을 싣고」 그리운사람 만남 그후…

  • 입력 1996년 11월 1일 20시 23분


「申然琇 기자」 처음엔 설렘, 다음엔 눈물, 그리고…. 스타들의 잊을 수 없는 첫사랑과 은인 등을 찾아주는 KBS 「TV는 사랑을 싣고」(금 오후7.35)에는 뒷얘기들이 많다. 몇십년만에 은사를 찾아 동창회를 연 따뜻한 사연부터 몰라보게 변한 첫사랑을 보며 가슴 한편이 텅빈 사연까지. 탤런트 옥소리는 이 프로를 통해 친구 두사람을 새로 얻었다. 이 프로에 출연한 옥소리의 첫사랑 김상수씨는 『니가 내 좋아하는지 몰랐다』며 선선히 말문을 텄고 두사람은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옥소리는 결혼을 약속한 탤런트 박철과 함께 갓 결혼한 김상수씨의 집들이에 갔으며 동갑내기인 김씨의 부인과도 친구가 됐다. 김씨 부부는 옥소리의 촬영장에 「위문」을 오고 그가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모니터하는 등 적극적 팬이 됐다. 탤런트 이경진은 덕성여고 시절 너무 좋아해 얼굴 한번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던 생물선생님을 이 프로에서 만나려 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래. 이경진은 늦었지만 선생님 댁을 찾아가 노모를 위로하고 선물을 전달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또 여고시절 존경하던 교장선생님을 찾아낸 강부자는 지난 추석때 1백세가 된 선생님 댁을 친구들과 찾아갔으며 때마다 안부전화를 하는 등 못다한 제자의 예를 다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만의 만남, 그 이후가 항상 흐뭇한 사연만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프로의 제작진은 『서로 내색은 않지만 만나서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한 때도 많다』며 『특히 첫사랑의 경우엔 분위기가 서먹해질 때가 많다』고 전했다. 초등학생때 좋아하던 여자친구를 만난 탤런트 이재룡은 『처음엔 몰라보았다』고 말했다. 어릴적 긴머리에 짧은 치마, 타이츠를 신은 모습이 깜찍했던 친구는 아이 둘을 낳은 「아줌마」가 되어 이재룡앞에 나타났다. 『아무래도 추억속의 모습만은 못하더라구요』 연기와 가사일로 서로 바쁜 두사람은 통화만 두어번 하고 만나지 못했다. 최불암은 중학생때 어머니와 떨어져 외롭게 지내던 자신을 살뜰히 돌봐준 누나를 30여년만에 만났다. 처음엔 반갑게 옛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두번째 만나서는 할말이 없었다. 너무 긴 공백이 이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서로 그리던 시절이 더 좋지요. 만나면 왠지 시들하고…. 옛정을 생각하면 다시 만나야겠는데 왠지 서먹하구요. 하지만 경조사가 있으면 꼭 연락하자고 서로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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