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넘어선 제미나이3”…서학개미 올해 순매수 1위 ‘알파벳A’
애플은 보관금액 감소…순위도 2단계 하락
서학개미들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을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올해 애플 비중을 줄이는 대신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올해 알파벳A 주식을 17억5696만 달러(2조5859억 원)어치 사들였다.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다. 서학개미는 알파벳C도 2억5298만 달러(3724억 원) 더 샀다.
이에 지난 3일 기준 알파벳A는 서학개미 보관금액에서 테슬라와 엔비디아, 팔란티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올해 초 7위에서 3계단이나 높아졌다. 주가도 연초 이후 67.79% 올랐다.
이에 서학개미가 보관 중인 알파벳A 금액은 62억7163만 달러(9조2306억 원)로, 코스피 시가총액 65위인 유한양행(9조3403억 원)에 버금갈 정도다.
지난달 버크셔가 보유주식 현황 자료(Form 13F)를 통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알파벳 주식을 43억3840만 달러(약 6조4000억 원)를 보유했다고 신고하자, 서학개미도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최근 출시한 챗봇 ‘제미나이 3’에 대한 호평이 잇따른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챗GPT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인공지능(AI) 대표주로서의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자체 개발 AI 칩 텐서처리장치(TPU)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이 자체 개발 AI 칩 TPU로만 훈련한 제미나이 3를 공개했는데, 챗GPT를 능가하는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TPU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저렴하고, 전력 대비 성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통의 강자 애플의 위상은 예전같지 않다. 서학개미의 올해 순매수 50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보관금액은 47억8999만 달러(7조408억 원)로, 올 초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특히 지난해 말(48억5459만 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규모가 줄었다. 연초 이후 주가가 12.09% 오른 점을 고려하면 서학개미가 비중을 줄인 셈이다.
아이폰17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AI 경쟁에서 새로운 모습을 못 보여준 것이 서학개미 이탈로 이어졌다.
더욱이 버크셔도 애플 주식을 3분기에 4178만7236주(시장가치 약 15조7000억원)를 팔았다. 버크셔의 애플 투자 비중은 2023년 2분기 말 약 51%에서 올해 3분기 말 23% 수준으로 낮아졌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애플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AI 전략”이라고 봤다.
한편 버크셔는 지난 2분기에 매수한 ‘유나이티드헬스그룹’ 503만9564주(약 2조5700억원)를 그대로 유지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미국 최대 민간 의료보험 기업이자 헬스케어 기업이다. 서학개미는 올해 유나이티드헬스그룹도 7억1616만 달러(1조528억 원) 순매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학개미들이 해외 투자에서 단순 종목 선호를 넘어, 버크셔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AI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AI·헬스케어 섹터 중심의 매수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