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茶 시장, 1조 원 훌쩍… ‘제2의 커피’로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일 01시 40분


[토요기획] 한국인의 커피 사랑
커피 추격하는 茶
전 연령층 소비로 4년간 44% 성장
커피 시장 둔화되면 더 커질 전망

커피 한 잔의 매력을 즐기는 한국인들은 차(茶) 사랑도 대단하다. 특히 중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도(茶道)는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를 찾는 젊은 세대들에게 ‘힐링’의 시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차를 즐기는 연령층이 다양해지면서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 회사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차 시장 규모는 1조58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8.78% 확대됐다. 차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973억 원에서 매년 증가해 4년 만에 약 44% 성장했다. 유통업계에선 차 시장이 ‘제2의 커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1960년대에 지어진 양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의 차 전문 자회사 오설록은 지난해 매출액 937억 원, 영업이익은 9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1.7%, 68.7%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과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 오설록은 프리미엄 차 제품을 판매하는 ‘티하우스’ 매장을 확대해 왔다. 이곳에서는 ‘나만의 차 만들기’ ‘다구를 활용한 차 우림 클래스’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설록은 지난해엔 제주 ‘오설록 티팩토리’를 설립했다. 녹차 원재료 재배부터 가공, 제품 출하까지 가능한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커피 전문점에서도 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자몽 허니 블랙 티(3위) △스타벅스 클래식 밀크 티(8위) △유자 민트 티(9위) 등 ‘티 음료’ 3종이 연간 많이 팔린 음료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판매 음료 10위 안에 티 음료는 2년 전인 2022년엔 1종에 불과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깔끔한 맛의 티 음료가 일부 커피 수요를 대체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타벅스는 작년 5월 한정 판매로 출시했던 복숭아 티를 올해 1월부터 상시 판매하기로 했다.

‘작은 사치’ 트렌드와 맞물린 ‘티 오마카세’도 꾸준히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티 오마카세는 일본어로 ‘맡기다’라는 뜻의 ‘오마카세’와 ‘티(Tea)’를 결합한 용어로, 차 전문가가 고객에게 다양한 차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은 6개의 코스로 구성된 티 오마카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럽의 대표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6대 다류의 티와 페어링 음식이 제공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차 시장이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을 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상, 다도 등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문화는 앞으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며 “커피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 상대적으로 차 시장이 커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커피#차#다도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25-04-08 15:29:55

    The silence between us feels pregnant with possibility. Let's see where this unspoken language takes us. f1nd me on megangoldberg_mooo_com change _ to dot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