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고객 의견 분석… 검색 시스템 VOC LAB 오픈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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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직원들이 VOC LAB을 활용하고 있는 모습.


생성형 AI ‘익시’가 월 200만건 고객 상담 분석…전사 임직원 누구나 볼 수 있게
“고객 목소리를 모든 사업에 반영하자” 황현식 사장 주문 반영


LG유플러스는 매달 200만 건에 달하는 고객센터 상담 내용을 분석하고 처리해 임직원이 고객 의견과 요청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검색 시스템 VOC LAB을 열었다.

VOC LAB은 고객센터로 들어온 고객 문의나 개선 요청 사항을 전사 임직원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포털사이트와 유사한 방식으로 관심 있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상담 내용 전문을 녹취 파일과 텍스트로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자동 생성한 요약문을 키워드나 문장으로 찾아볼 수도 있다. 요약문에서는 고객 문의가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사례별 비교 분석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모든 사업 조직에서는 고객 수요와 요구 등을 신속하게 파악해 상품과 서비스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적합한 로밍 요금제를 묻는 고객이 많아지면 관련 부서에서는 VOC LAB에서 이를 확인하고 고객 스스로 알맞은 요금제를 탐색해볼 수 있는 기능을 고객센터 애플리케이션에 신설하는 방식이다.

고객으로서도 더 신속하게 불편 사항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VOC LAB에서 과거 유사한 주제의 상담 이력과 해결 과정을 조회한 뒤 고객에게 답변과 대안을 더 빨리 제시할 수 있다. AI가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분류하기 때문에 상담사들이 일일이 내용을 입력하는 수고도 덜게 된다.

전사 임직원은 신규 서비스 출시 후 고객 반응이 궁금할 때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 불편 사항을 직접 개선하고자 할 때 VOC LAB을 활용할 수 있다. 고객 의견을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싶을 때도 유용하다.

VOC LAB은 “고객 목소리를 모든 사업에 반영하자”는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의 주문에 따라 추진된, 전사적 디지털 전환(DX) 전략 과제였다. 황 사장은 VOC LAB 개설을 앞두고 열린 최근 내부 시연회에서 “고객 불편, 문의, 개선 요청 사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각 사업부에서 VOC LAB을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VOC LAB이 임직원 피드백까지 학습해 요약 및 검색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7∼12월)에는 AI 콜센터 AICC를 포함해 기업 간 거래(B2B)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박수 LG유플러스 고객가치혁신담당 상무는 “VOC LAB은 검색어만 입력하면 고객 의견을 즉시 파악하고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과 고객 경험을 모두 혁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올해 회사 3대 전략인 고객 경험(CX), DX, 플랫폼 강화의 기반이 되는 시스템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VOC LAB은 사내 업무 시스템에서 임직원 누구나 손쉽게 접속 가능하다. 시스템에서 확인 가능한 모든 고객 정보는 비(非)식별 처리된다.

“고객 목소리로 꽉 찬 VOC LAB, 고객 경험을 혁신할 지름길이죠”
AI/Data Product 담당 이대식 전문위원
“VOC는 기업에서 가공되지 않은 원석 같다고 생각합니다. VOC를 통해 고객이 ‘지금’ 필요로 하고 불편해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쟁력과 만족도 높은 새로운 서비스를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VOC LAB 개발을 맡은 LG유플러스 AI/Data Product 담당 이대식 전문위원은 시스템 기획 의도를 이같이 설명했다. 고객 의견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VOC를 전사적으로 전파해 페인포인트(pain points)를 해소하고 고객경험을 혁신하겠다는 취지다.

VOC LAB에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 ‘익시(ixi)’가 적용됐다. 4년에 걸쳐 누적된 고객 상담 내용을 학습한 익시는 전후 사정과 맥락을 파악해 상담 유형을 분류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용에 따라 요약문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약문은 의미 기반 검색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이 전문위원은 “아직 도입 초반이지만 VOC LAB은 AI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모든 직원이 동시에 체감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스템 도입 후 각 사업부에서 새로운 상품을 고안할 때 고객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로밍 상품을 사례로 들며 “고객의 로밍 요금 추천 상담은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급격히 증가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로밍사업팀이 신상품을 기획할 때 이전에는 관련 고객 상담 녹취 기록을 일일이 다 들어야 했지만 VOC LAB이 도입된 이후 짧으면 수초 만에 상담 요약본을 받아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 낼 수 있다”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훨씬 속도감 있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위원은 “VOC LAB을 통해 고객 데이터 분석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생각과 고객을 위한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어나 결국 LG유플러스만의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또 적용된 AI 기술은 비용 효율성과 범용성에 강점이 있어 향후 B2B 사업으로의 확장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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