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태양광사업 수주… 글로벌 에너지 기업 자리매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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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

국내 대표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중동에서 잇달아 사업을 수주하며 ‘제2의 중동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중동 오만에서 500㎿(메가와트) 태양광발전 건설 사업을 따냈다.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인 프랑스 국영전력회사(EDF)의 자회사(EDF-R)와 컨소시엄을 맺고 수주했지만 국제 입찰 시장에서 한국서부발전이란 이름을 알리기엔 충분했다.

한국서부발전이 따낸 ‘마나1 태양광발전 사업’은 여의도 면적의 2.6배 부지에 약 6000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다. 지난해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5년 3월 준공될 예정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준공 이후 태양광발전 유지관리(O&M)까지 담당한다. 이곳에서 향후 20년 동안 생산될 전력은 오만수전력조달공사가 구매를 보장한다.

한국서부발전은 오만에서의 입찰전 승리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UAE에서 두 번째 승전보를 전했다. 지난 2월 14일 UAE 수전력공사(EWEC)가 발주한 ‘UAE 아즈반 1.5GW(기가와트) 태양광발전’ 사업을 따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수주 잭팟을 터뜨리면서 2024년 한 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이번에도 EDF-R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아즈반 사업은 축구장 2850개, 분당신도시 넓이에 1조2600억 원을 투입해 1.5GW급 태양광발전을 건설한다. 원전 1기보다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다. 연평균 예상 발전량은 4702GWh(기가와트시)에 이른다. 해당 발전량은 인천광역시의 한 해(2022년 기준) 가정용 전력 소비량과 같다. 설비 용량과 사업비 모두 한국 기업이 수주한 태양광발전 사업 가운데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다.

공사는 1월 시작돼 2026년 4월 마무리된다. 준공 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태양광발전소가 될 전망이다. 향후 30년간 생산될 전력은 EWEC가 구매를 보장하며 누적 매출 전망치는 약 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정부가 발주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수주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일단 후발 주자이다 보니 국제 무대에서 사업을 수주하고 개발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실적을 쌓기 위해서라도 사업 경험이 많은 글로벌 기업과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전에 뛰어들어야 한다.

오만과 UAE의 잇따른 성과는 우리나라 기업도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한국서부발전은 안정적인 기업 신용도와 우수한 금융 조달 능력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최저가 입찰 시장에선 낮은 금리에 따른 금융 조달과 우수한 기자재의 수급 능력이 승리의 척도다.

이 회사는 수출입은행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금융 조달 측면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해당 사업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리스크 관리, 전략적 파트너와의 공고한 신뢰 등을 기반으로 연이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중동 지역은 풍부한 일조량으로 인해 태양광 평균 이용률이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다. 이 회사는 해외에서 최소 20년 이상 안정적인 발전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중동은 이제 신재생발전의 메카로 떠올랐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단지는 향후 청정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수전해 처리해 그린수소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린수소는 다양한 산업에 활용돼 2050년 국가 ‘넷제로’ 달성을 위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오만과 UAE 실적을 통해 중동에서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EDF-R과의 합작 시너지 효과도 커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연계한 그린수소 사업 수주도 노려볼 수 있다. 제2의 중동 붐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국제 입찰 시장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사업을 따낸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자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일”이라며 “이제 우리는 명실상부 해외에서도 통하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앞으로 친환경 에너지원을 확대해 국가 넷제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
#공기업감동경영#공기업#태양광사업#한국서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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