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입사원 年4회 선발”… 정기+수시 ‘하이브리드 채용’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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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채용 3, 6, 9, 12월로 통일
구직자들 미리 예측해 준비 가능
경력-인턴 등은 수시채용 유지
“대기업 채용시스템 바뀔것” 전망

롯데그룹이 모든 계열사 신입사원의 채용 시기를 3, 6, 9, 12월로 통일하기로 했다. ‘예측 가능한 수시 채용’으로 양질의 지원자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의 장점을 모두 취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다른 대기업 중에서도 팬데믹 기간 사라진 ‘공채’ 형태를 부활시키는 곳이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롯데그룹은 자사 채용 시스템으로 ‘예측 가능한 수시 채용’을 도입한다고 4일 밝혔다. 이는 계열사별 채용 일정을 맞춰 3, 6, 9, 12월 등 3의 배수인 달에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는 제도다. 시기는 지원자들의 학사 일정을 고려해 정했다. 5일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케미칼 등 10개 계열사가 그룹 채용 통합페이지에서 모집을 시작한다.

다만 채용 인원과 모집 분야는 계열사별로 다르며 해당 기간이더라도 채용 인원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모든 분기에 신입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경력 사원과 채용연계형·체험형 인턴사원 채용은 일정을 통일하지 않고 기존처럼 계열사마다 수시 채용 형태로 진행한다.

앞서 롯데는 2021년 공채 제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을 시행해 왔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기 힘들어진 데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기 공채에서 소규모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기업이 많았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각각 2019년과 2020년에 정기 공채를 수시 채용으로 바꿨다. SK그룹은 2022년부터 모든 계열사에서 수시 채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정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건 삼성뿐이다.

수시 채용은 기업 입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업무에 적합한 인원을 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구직자 입장에서는 수시로 채용 사이트에 접속해 공고를 살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일부 계열사들은 홍보 부족으로 지원율이 저조한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롯데는 이를 고려해 지원자들이 채용 가능 시기를 예상하고 모든 계열사 채용 공고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분기별 모집 일정은 졸업 예정자들의 학사 일정을 고려해 정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 신입사원 입문 프로그램과 멘토링도 함께 진행한다.

채용 업계에서는 롯데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의 채용 방식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기 공채는 특정 시기에 맞춰 대규모 인력을 뽑을 수 있으며 채용 이후 한꺼번에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줘서 양질의 지원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채용 플랫폼 관계자는 “정기적인 대규모 고용은 기업뿐 아니라 구직자 입장에서도 준비하는 데 효율적”이라며 “각 그룹 상황에 따라 채용 방식에 변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지난해 말 기업 76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정기 공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롯데그룹#신입사원 채용#하이브리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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