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된 변압기 85% 수출… 로봇 활용해 생산성 극대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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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스마트공장 르포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에 수요 급증
철심자동적층설비 세계 최초 개발
“향후 3,4년 납기 물량까지 채워”

7일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 스마트 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 중인 변압기 앞 키오스크를 통해 도면을 살펴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신재생 발전 확대로 변압기 수요가 늘어나자 북미, 유럽, 중동 등 판매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7일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 스마트 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 중인 변압기 앞 키오스크를 통해 도면을 살펴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신재생 발전 확대로 변압기 수요가 늘어나자 북미, 유럽, 중동 등 판매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이 변압기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나갑니다. 옆에 철심을 쌓고 있는 변압기는 영국 내셔널그리드로 가고요. 공장 앞쪽에 있는 변압기들은 캐나다와 미국으로 수출되죠.”

7일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의 500kV(킬로볼트) 변압기 생산 공장에서 양재철 HD현대일렉트릭 상무가 공장을 가득 채운 10여 대 변압기가 판매되는 국가를 하나씩 설명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변압기의 85%는 해외로 수출된다. 양 상무는 “지금 주문 물량이 너무 많아 설비 추가 확장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발전 투자가 늘며 변압기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신재생 수요가 확대될수록 발전 단지와 전력 소비자 간 전력망 연결 기기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변압기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도 스마트 공장 전환 등 선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주 물량이 늘어나자 울산 스마트공장은 생산 효율 높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마치 ‘인형 뽑기’를 하듯 0.2mm의 얇은 전기강판을 들어 올려 한 장씩 쌓는 로봇팔이 특히 눈에 띄었다. ‘철심자동적층설비’로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 공장에 적용했다. 과거에는 4∼6명의 인력이 수작업으로 강판을 하나씩 쌓아 올려야 했는데 현재는 1, 2명의 검사 인력만 있으면 된다. 직접 쌓는 작업은 로봇이 도맡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2년간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미국과 사우디에서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법안 통과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에 변압기 시장에서 핵심 국가로 꼽힌다. 미국 변압기 75% 이상이 25년 이상 노후화된 점도 변압기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내년까지 미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 9월에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678억 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산에 비해 품질과 납품기일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9월까지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수주 잔액은 2조9440억 원으로 2017년(7280억 원)의 4배 이상으로 늘었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전력기기 업황이 좋아 향후 3∼4년 물량까지 확보했다. 심지어 2033년까지 장기 공급 계약을 제안하는 회사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hd현대일렉트릭#변압기#로봇#생산성 극대화#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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