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성 섬유 전문 기업에서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확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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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아진일렉트론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아진일렉트론 본사 전경.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아진일렉트론 본사 전경.
한때 전도성 섬유 산업은 국내에서 전무하다시피 했다. 국내 수요는 전량 비싼 가격으로 해외에서 수입해야만 했다. 이와 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아진일렉트론은 국내 산업 경쟁력을 높이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전자파 장애(EMI/EMC)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고 기기 오작동을 해결하는 전도성 섬유 개발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했다. 국내 IT 섬유·소재 산업의 씨앗을 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기존 시장에서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며 신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소재 분야 확장성 높아
아진일렉트론의 전도성 섬유 제품.
아진일렉트론의 전도성 섬유 제품.
아진일렉트론 최철수 대표는 경남공고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화학제품 회사와 반도체 도금 업체에서 도금 기술을 배우면서 자체 개발 전도성 섬유 제품이 전무하다시피한 한국 시장 현실에 대해 일찍 파악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외국계 약품 회사에 몸담기도 했는데 기술 영업직으로 일하며 화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도금 기술을 축적해 나가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배운 기술을 상품에 접목해 전도성 섬유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으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전도성 섬유 산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아진의 전도성 원단 포, 전도성 개스킷, 테이프, 와이어 등 산업 자재는 전자파 차폐 성능으로 IT 기기의 오작동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휴대전화, 노트북, TV, 디지털카메라, 컴퓨터 등 전자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자동차와 의류, 메디컬 분야로도 진출했다.

최 대표는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산화하고 현재 수출 기업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크며 이런 사명감으로 사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재 분야의 강점은 다른 산업과의 접목이 활발하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연구개발 비중을 더 확대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2017년부터 업종 변화를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최근 오토모티브·자동차 센서 분야로 확장이 이뤄졌다. 개발 상품은 현재 슬로바키아, 중국, 멕시코, 룩셈부르크 등 4개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아진일렉트론 매출의 반 이상이 수출이다. 기존 사업은 계속 거래를 유지하면서 신사업을 통한 거래처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렸다.

최 대표는 “저탄소라는 전 세계 친환경 화두에 따라 차량이 전기차로 변하고 있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현재 회사 전 제품은 4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매출 상승세 등을 고려해 제5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아진일렉트론의 오토모티브 전용 신공장(생산 라인)은 지난해 부지 확보 및 허가를 마쳤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올 하반기에 착공해 내년 중순께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 가동 시 생산량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다음 목표는 코스닥 상장
올해 7월 31일에서 8월 4일까지 열린 미국 EMC+SIPI Exhibition 전시회에 참가한 아진일렉트론. 아진일렉트론 제공
올해 7월 31일에서 8월 4일까지 열린 미국 EMC+SIPI Exhibition 전시회에 참가한 아진일렉트론. 아진일렉트론 제공
최 대표는 올해 1000억 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내년 5공장까지 정상 가동한다면 매출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계획을 묻자 최 대표는 “회사를 30년 이상 경영하면서 최종 목표를 코스닥 상장에 뒀다”라며 “내년에 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며 향후 3년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상장 이유에 대해 그는 “그동안 고생해 온 직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기 위한 마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년이 없는 회사, 품질 강화, 책임 경영 중심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미래를 준비하자고 당부하고 있다.

아진일렉트론은 내부적으로는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을 홍보할 방침이다. 한편 최 대표는 향후 영속성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2세 경영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난 해소하기 위해 효율적 채용 정책 필요”

최철수 아진일렉트론 대표 인터뷰

최철수 대표
최철수 대표
아진일렉트론 최철수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을 언급하며 2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50명이 넘게 근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30여 명의 직원 덕분에 지금까지의 성장이 가능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내국인 위주로 채용하던 아진일렉트론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도 채용했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함께 일해 보니 책임감 있게 열심히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만큼 채용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최 대표는 고용주를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최 대표는 “실업급여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실질적인 채용이 어렵다는 건 인력 채용이 시급한 중소기업 입장에선 안타까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열정, 도전 의식, 근성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고용주 입장에서 채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끔 해주는 효율적인 정부 정책과 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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