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생선 먹거리 물가 오르고 손님은 뚝…전통시장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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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11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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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방문한 청량리 전통시장. ⓒ 뉴스1
11일 방문한 청량리 전통시장. ⓒ 뉴스1
“설맞이 물가 안정 대책? 벌써 시작했나요?”

11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근처 매대. 귤, 사과 등 과일을 바구니에 쌓던 70대 김모씨는 최근 사과 가격을 묻는 질문에 “예전과 같다. 가격이 내려가진 않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인근 가게를 둘러봐도 반응은 비슷했다. 청량리 청과물 도매 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송모씨는 “사과는 품질에 따라 박스당 가격이 1만원에서 7만원까지 차이 난다”며 “선물용은 저번 주부터 가격이 조금씩 올랐다”고 말했다.

품목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부 도매업체는 가격 오름세가 꺾이기도 했다. 과일 도매업자 50대 정모씨는 “종류별로 다르긴 하지만 가격이 떨어진 사과 품목도 있다”고 전했다.

이달 4일 정부는 20일까지 사과 등 주요 성수품 20만8000톤을 공급해 평균 가격을 지난해보다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다음주 설을 앞두고 정부가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장 반응은 더딘 모습이다.

기름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꾸준히 가격이 오르니 이 골목 상인들 모두 장사가 안된다고 울상이다”며 “정부에서 물량을 푼다 해도 가격이 너무 올라 손님들이 시장을 찾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찾아온 한파에 채소가격도 급등했다. 특히 설 제사상에 오르는 채소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내부. ⓒ 뉴스1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내부. ⓒ 뉴스1
채소가게 주인인 70대 장모씨는 “다른 채소들도 그렇지만 설을 앞두고 고사리, 시금치가 많이 올랐다”며 “시금치는 지금 한 단(400g)에 3300~3400원 정도 파는데 별로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물가협회에 조사 결과 시금치는 설 차례 품목 중 가격이 많이 오른 채소 중 하나다. 올해 기준 한 단 평균 가격이 3190원으로, 지난해 가격(2270원)과 비교했을 때 40.5% 올랐다.

제사상 대표 생선인 부세와 조기 가격도 잡히지 않긴 마찬가지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부세 한 박스당 가격이 몇 주 전과 비교해 5000원 정도 올랐다”며 “한 박스에 8~9마리 정도 들었는데 5000원이면 인상 폭이 큰 것”이라며 푸념했다.

한과도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1봉지당 평균 가격은 4670원으로, 지난해(4140원)보다 12.8% 올랐다.

전통과자집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가격이 한두달 전에 크게 오른 후 지금까지 유지중”이라면서 “마진을 거의 안남기고 판매하려 해도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고 말끝을 흐렸다.

비싼 가격에 시민들도 물건을 구경만 할 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장을 보러 온 50대 김모씨는 시금치 한 단을 구매하며 “(한 단에) 4000~5000원 하는 가게도 많은데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설 대비 찹쌀을 사러 왔다는 60대 임모씨는 “장 보려고 오긴 왔는데,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많이 사진 못할 것 같다”며 빈 접이식 손수레를 열어 보였다.

한편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올해 25만4300원으로 산정됐다. 지난해보다 5.8% 상승한 가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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