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4분의1쪽 900원… 혼밥족 위해 소포장 야채 파는 편의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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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외식비 치솟아 가계 부담… 편의점서 먹거리 구입량 늘어나
CU “산지 직거래로 채소값 낮춰… 업계 평균가보다 30% 싸게 내놔”
GS리테일은 휴지-장갑 등 PB상품… 기존 제품보다 20% 싼 값에 팔아

최근 소비자물가가 급등하자 편의점들이 신선식품부터 공산품까지 각종 가성비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저렴한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통상 대형마트가 나섰던 가격 경쟁에 편의점 업계까지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과 오피스텔 인근의 편의점 매출이 대폭 오르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고객 부담 덜자” 가성비 상품 내놓는 편의점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슈퍼마켓 계열사 GS더프레시에서 판매되는 초저가 공산품을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기로 했다. 자체 브랜드(PB) 상품 ‘리얼프라이스’ 키친타월, 위생장갑, 휴지 등 6종으로 기존 GS25에서 판매되던 비슷한 상품 대비 용량은 2배 많고 가격은 20%가량 저렴하다. 주택가 상권에 위치한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향후 대상 상품이 확대될 예정이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이달 상품 1600여 종에 ‘1+1’ 등 할인 혜택을 강화한다.



편의점 CU는 최근 급등한 외식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소포장 야채 상품 15종을 내놨다. 1, 2인 가구를 겨냥해 양배추 4분의 1개 제품(900원)부터 상추, 깻잎, 깐마늘 등으로 구성된 모둠쌈 제품(4500원)까지 한두 끼 양으로 소분해 판매한다. CU 관계자는 “업계 평균가와 비교하면 30%가량 저렴한 수준”이라며 “산지 유통센터와 직거래해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가 가성비 상품 판매에 나선 이유는 최근 소비자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GS25 관계자는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유통 채널 내외부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고객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5.4% 상승했다.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가격 상승률이 10%를 넘어선 품목이 93개(20%)에 이른다.
○ 치솟는 외식비에 편의점·마트 먹거리 수요↑
여기에 외식비가 급등하며 가까운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CU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오피스텔 인근 점포의 지난달 야채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5% 이상 증가했다. 냉장육(12%)과 과일(25%) 매출도 줄줄이 올랐다. CU 관계자는 “소형 가구에서도 값비싼 외식 대신 ‘집밥’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전년보다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전체 39개 품목 중 자장면(10%), 김밥(10%) 등 31개가 일제히 올랐다. CU는 “향후 2주마다 시세를 확인해 시세가 하락할 경우 농식품 가격도 인하할 계획”이라고 했다.

외식하는 대신 대형마트에서 간편식과 즉석식품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바비큐 등 간편 냉장육 PB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다. 냉동국·탕과 볶음밥류가 37%, 밀키트가 8% 이상 올랐다. 즉석식품 매출도 초밥(15%)과 샌드위치·김밥(14%) 등을 중심으로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외식물가가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마트 먹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양배추#소포장#야채#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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