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 5.4% 상승 ‘14년만에 최고’…尹 “경제위기 태풍”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3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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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지난 1일 치러진 경제상황과 지방선거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6.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지난 1일 치러진 경제상황과 지방선거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6.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3년 9개월 만에 최고인 5.4%로 치솟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와 있다”며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물가가 6%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고금리, 고환율까지 겹친 ‘3고(高)’ 위기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랐다. 이는 2008년 8월(5.6%)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올해 3월 4%를 넘어선 이후 2개월 만에 5%대에 들어섰다. 국제 유가 및 곡물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외부 요인에 전기, 가스, 수도요금 인상 등 내부 요인까지 겹치면서 일어난 결과다.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육류코너에서 장을 보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 이후 13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육류코너에서 장을 보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 이후 13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특히 축산물과 가공식품, 외식비 등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수입쇠고기(27.9%), 돼지고기(20.7%), 닭고기(16.1%) 등이 큰 폭으로 오르며 축산물은 1년 전보다 12.1% 올랐다. 재료비와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식용유(22.7%)와 밀가루(26.0%)가 포함되는 가공식품은 7.6% 상승했다.

여기에 석유류도 34.8% 오르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지속된 오름세를 이어갔다. 경유는 1년 전보다 45.8% 치솟으며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기, 가스요금 인상 등 국내 요인도 물가를 부추겼다. 전기·가스·수도는 9.6% 올라 2010년 1월 집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전기요금은 4월에, 가스요금은 4, 5월에 잇따라 인상됐다. 6, 7월에도 5%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6%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며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우려가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도 ‘경제 위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6·1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승리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많다’는 질문을 받고 “지금 집에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거 못 느끼느냐”며 “지금 경제위기를 비롯한 태풍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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