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기관 2곳 중 1곳 적자…한전 5조8600억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0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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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공기관 2곳 가운데 1곳이 적자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으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탓에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규모가 5조8000억 원대로 가장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관광객 등이 줄며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철도공사 등도 큰 폭의 적자를 냈다.

10일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관련 실적이 있는 공공기관 362곳 가운데 170곳(47%)이 영업손실을 냈다. 이 가운데 한전의 적자는 5조8601억 원으로 가장 컸다. 한전은 2020년 저유가로 4조863억 원의 흑자를 냈으나 고유가가 이어지며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업계는 한전의 올해 적자폭이 지난해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해 한전의 적자는 17조4723억 원이다. 지난해 적자 규모의 3배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지난해보다 더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전의 영업실적은 국제유가 등 연료비 가격 변동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전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전기요금에 대해 “중장기적 기본 원칙은 원가와 시장 원리를 반영한 가격 결정 방향이 맞다”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연료비가 급등하며 한전 적자가 심화됐지만 전기요금에 적절히 반영되지 못한 점을 고려해 향후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한 발언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은 교통, 여행 업종의 공공기관들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9300억 원), 한국철도공사(8881억 원), 한국마사회(4179억 원), 한국공항공사(2740억 원), 한국관광공사(1688억 원), 그랜드코리아레저(1458억 원) 등 순으로 적자가 컸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힘들어지고 국내에서도 여가 활동이 제한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해외여행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이들 공공기관의 적자폭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 있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동산 시장 활황 등 공공 건축이 활성화되며 5조6486억 원의 흑자를 냈다.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큰 흑자 규모다. LH는 2018년 2조6000억 원대 이익을 낸 뒤 매년 흑자폭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코로나19로 일반 병원 이용객이 줄며 2조1883억 원의 흑자를 보였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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