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세탁기, 빨래할 때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배출 줄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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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 사장, CES 2022서 밝혀… “유럽선 미세플라스틱 문제 주목
우리도 감축기술 개발에 동참”, 글로벌 패션브랜드 파타고니아와
기술 협약 맺고 R&D 인력 투입… 민감한 환경 이슈 선제적 발표
경쟁사 월풀도 “놀랍다” 반응

“세탁을 할 때 미세플라스틱이 나와 수질을 오염시키는 문제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어요. 삼성은 파타고니아와 함께 세탁물 미세플라스틱 감축을 내세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겁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장(사장·사진)은 ‘CES 2022’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본보와 만나 이 같은 비전을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CES 개막일 기조연설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혁신 비전을 밝힌 데 대한 구체적인 실현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스판덱스 등 일상의 옷감을 세탁하면 여기서 떨어져 나온 미세플라스틱이 하수구로 다량 배출된다. 국내에선 아직 낯선 이슈지만 주요국 비정부기구(NGO)를 중심으로 점차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 세탁물 미세플라스틱을 감축시키는 혁신 기술 및 제품.

이 사장은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세계적인 관심을 얻고 있는데도 (국내에선) 여전히 페트병만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벌써 다양한 기업이 나서서 미세플라스틱 감축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우린 그런 방향성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패션브랜드 파타고니아와 최근 관련 기술 협약을 맺고 연구개발(R&D) 조직에 전문 인력을 투입했다. 세탁 및 건조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는 세탁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사장은 “한 부회장의 기조연설이 끝난 뒤 경쟁사인 월풀에서 ‘삼성이 이 이슈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줄은 몰랐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그만큼 아직 각국 정부와 관련 기업들에 민감한 문제고, 솔루션이 아직 초기 단계인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세탁기의 특수 필터와 세탁물 보호 주머니 등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세탁 기술 개발을 이어왔다. 다량의 물거품을 생성해 낮은 온도의 물로도 세탁력을 유지함으로써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에코버블’ 기술, 인공지능(AI)이 세탁물 양에 따라 물과 세제의 적정량을 조절함으로써 과다 오염을 줄인 ‘AI 워시’ 기술 등이 그 사례다. 이 사장은 “세탁물 미세플라스틱 저감 도전은 그간 이어 왔던 지속가능한 기술 개발 여정의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와중에 현장 개최된 올해 CES에 대한 소회와 주력 제품인 비스포크 홈의 미국 시장 전략 등도 설명했다. 이 사장은 “바이어들에게 미리 신제품 라인업을 소개했음에도 비스포크 전시에 대한 현장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다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현지 협력사들이 대거 불참했고, 바이어 중에서는 베스트바이가 유일하게 참석해 다소 아쉬웠다”고 했다.

삼성전자 DA사업부는 CES 2022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를 선보였다. 패키지는 5가지 형태, 12가지 색상의 비스포크 냉장고를 비롯해 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됐다. 이 사장은 “클레멘타인(오렌지색)과 에메랄드그린(녹색)이 이색적이어서 미국에서 큰 호응을 끌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라스베이거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삼성 세탁기#미세플라스틱#환경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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