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신동빈 파격 인사에 롯데 ‘술렁’ 연공서열 타파 ‘기대감’도

뉴스1 입력 2021-11-26 08:44수정 2021-11-2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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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전경.2016.9.18/뉴스1 © News1

“외부에서는 순혈주의 타파, 변화와 혁신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내부 조직원들은 혼란이 큰 상황입니다. 롯데에는 암묵적인 순번제가 있어 왔는데 이번 인사로 그러한 관행이 모두 깨져버렸습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큰 폭의 조직 변화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의 한 직원은 지난 25일 “큰 폭의 인사에 대해 조직원들의 혼란이 생각보다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는 이날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에는 P&G와 홈플러스, DFI 리테일그룹 등을 거친 김상현 부회장이 선임됐다.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부 대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으며 마트사업부는 강성현 롯데네슬레 대표이사가 승진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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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兼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왼쪽부터),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부사장,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 부사장, 남창희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대표 부사장(롯데그룹 제공) © 뉴스1

그룹 핵심 계열사와 총괄대표에 롯데맨이 아닌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롯데가 총괄 대표와 백화점 대표를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은 1967년 한국 사업을 시작한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절박함이 반영된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뉴롯데’ 비전을 발표하며 내부 인력만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것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경쟁사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비교해 롯데만 부진한 실적을 받아들자 신 회장이 강력한 인사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를 시작으로 유통업계가 외부인사 영입으로 쇄신에 나서고 있다”며 “내부 인사만으로 한계를 느낀 것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큰 폭의 쇄신에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특히 유통 맏형으로서 과거 경쟁사 인사들이 핵심 중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한 충격이 큰 상황이다.

A 직원은 “경쟁사 혹은 동종업계 인사들의 전면 배치에 직원들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입었다”며 “특히 향후 승진할 수 있다는 의지와 목표를 잃은 것에 대한 상실감이 크다”고 말했다.

롯데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순혈주의가 강한 조직이었다. 그만큼 이번 인사에 따른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조직원들의 승진에 대한 염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차순으로 승진을 시키는 일종의 순번제가 암묵적으로 지켜져 왔지만 외부인사 영입으로 인해 이같은 관례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본인 혹은 다음 차례 순번을 기다리고 있던 직원들 사이에서 이같은 걱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혁신을 위한 외부 인사인 만큼 기대감을 드러내는 구성원도 많은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만큼 직원들도 관행이 아닌 실적과 성과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B 직원은 “성과는 낮지만 고참이라는 이유만으로 승진을 하는 사례로 인해 조직원들의 불만과 피로감이 쌓여가던 상황이었다”며 “이번 인사로 인해 이러한 악습들이 사라지고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내부에서는 총괄 대표와 백화점, 마트 부문 대표가 모두 바뀐 만큼 조직개편과 직원 인사폭이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긴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각 대표들의 성향과 업무 스타일 등이 알려진 바 없는 만큼 철저히 업무 능력과 성과에 따른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C 직원은 “새로운 스타일의 대표를 맞이하는 만큼 긴장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직개편과 인사폭이 여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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