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씨티그룹 본사 "한국 시장에서 철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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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22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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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호주 등에서 소매금융 사업 구조조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씨티은행이 54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2021.2.22/뉴스1 © News1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호주 등에서 소매금융 사업 구조조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씨티은행이 54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2021.2.22/뉴스1 © News1
미국 씨티그룹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소매금융(retail banking) 사업을 정리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이 또다시 불거졌다. 그동안 철수설이 점포 축소 등에 따른 추측이었다면, 이번엔 미국 본사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어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티은행의 한국 철수가 현실화되면, 국내 은행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가 민감한 쟁점이 될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씨티그룹이 한국, 태국, 필리핀, 호주 등 아태지역의 소매금융 사업을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4분기 씨티그룹의 아태지역 소매금융 수익은 15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 떨어졌다.

씨티그룹 미국 본사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다양한 대안들이 고려될 것이며, 장시간 동안 충분히 심사숙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혀 한국씨티은행 등의 철수설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이번 검토 결정은 새로 취임한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프레이저 CEO는 올 1월 컨퍼런스콜에서 “전 세계가 디지털화되는 가운데 어떤 사업부문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평가하고, 우리의 전략적인 위치를 살펴보고 있다”며 “회사를 단순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프레이저 CEO는 지난 2015년 중남미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의 소매금융과 신용카드 법인을 매각한 이력이 있다. 더구나 씨티그룹은 2015년에도 한국에서 소비자금융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씨티은행 자회사인 씨티캐피탈을 매각한 바 있다.

씨티은행의 한국 철수설은 앞서도 몇 차례 제기된 바 있다. 2014년 6월 대규모 점포 통폐합과 희망퇴직을 단행하자 철수설이 확산했다. 2017년에도 133개 점포 중 101개를 없애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에서 발을 빼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현재 점포는 39개까지 줄었다.

씨티은행이 한국에서 철수한다면 국내 금융사에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철수가 결정되면 해당 사업부문을 각국 은행에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에 한국이 포함되면서 한국씨티은행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은행이 매각되면 직원들의 고용 승계 여부 등이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은 디지털·비대면 경영 확산으로 인력을 줄여나가는 추세라 고용보장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씨티은행 측은 “미국 본사 차원에서 다양한 경우를 두고 장기간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나온 것일 뿐, 관련해 내용을 전달받거나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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