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헐어 ‘빚투’까지…작년 국내 주식 투자, 1년새 60배로 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7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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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7~9월)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과 주식 투자로 굴린 돈이 사상 최대 규모인 각각 53조 원, 23조 원으로 불어났다. 초저금리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은행에 넣어둔 장기 저축성 예금을 헐어 주식에 투자하거나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23조3328억 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1년 전(3926억 원)의 약 60배로 급증했다.

해외 증시로 가는 ‘서학개미’가 늘면서 해외주식 투자 규모(8조2608억 원) 역시 사상 최대였다. 1년 새 13배로 늘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가계가 보유한 국내외 주식의 총 평가금액은 743조1495억 원에 이른다.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금은 52조6454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5.4% 급증했다. 이 또한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가계 대출금은 지난해 1분기 322%로 사상 최대 증가 폭을 보인 뒤 분기마다 100%가 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최대로 빚을 늘린 가계가 대출 일부나 예금을 헐어 주식 투자에 썼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규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장기 저축성 예금이 계속 줄고 단기로 운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예금에서도 돈을 빼 주식 투자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 모두발언에서 코스피 3,000 돌파와 관련해 “우리 경제와 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금융시장의 안정적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실물경제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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