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땅값 10년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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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공시지가 평균 6.28% 상승

전국의 땅값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재산세 등 각종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상승함에 따라 땅 주인들의 세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시도별 개별 공시지가를 31일부터 공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전국 공시지가 상승률은 6.28%로 2008년(10.05%) 이후 최고치다.

시도별로는 제주가 17.51% 올라 3년 연속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제주 땅값은 제2공항 건설 결정 등으로 2016년 19.35% 급등한 뒤 3년 내리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누적 상승률이 90.38%로 땅값이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제주에 이어 부산(11.0%), 세종(9.06%), 대구(9.03%), 광주(8.15%)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영향으로 서울의 땅값 상승률(6.84%)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구별로는 아현동 재개발과 홍익대 상권 활성화 등으로 마포구(11.89%)가 가장 많이 올랐다. 정비사업이 많은 서초구(8.76%), 용산구·성동구(이상 8.14%)도 가격 상승폭이 컸다. 서울 지가총액은 1년 만에 100조 원 넘게 늘어 1523조50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지가총액(5098조177억 원)의 약 30%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2004년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킨 서울 중구 명동의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 매장(m²당 9130만 원) 땅이었다.

전국에서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10개 필지 모두 고속도로 휴게소가 들어선 자리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으로 지난해 6월 문을 연 홍천휴게소 자리(강원 홍천군 화촌면 군업리 산244-8)는 지난해 m²당 286원에서 올해 20만 원으로 뛰어 상승률 1위(6만9830%)를 기록했다. 이 필지(7985m²)의 총액은 228만3710원에서 15억9700만 원이 됐다.

땅값이 오르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커지게 됐다. 공시지가는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과 개발부담금, 건강보험료 등을 산정하는 기초자료로 쓰인다.


KB국민은행에 의뢰한 결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주거용 나대지(108m²)는 올해 공시가격이 12.1% 올라 재산세(261만8598원)와 종부세(24만3595원)로 286만2193원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231만2765원)보다 23.8% 늘었다. 서울을 포함해 제주, 부산 등에서도 보유세가 20% 넘게 뛰는 곳이 많다.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은 “보유세는 누진 구조라 땅값 상승률보다 오름폭이 크다. 해당 토지 이외의 토지를 더 갖고 있다면 실제 세금 부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나대지 등 종합합산 대상 토지는 공시지가 5억 원 초과, 사업용 건축물 부속 토지(별도합산 대상)는 80억 원 초과하면 종부세를 내야 한다.

개별 공시지가는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온라인 사이트나 관할 지방자치단체 민원실에서 7월 2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공시지가에 대한 이의신청은 이 기간에 지자체에 하면 된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땅값#공시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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