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날개’ 저축銀 높이 날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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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상 최대 실적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권의 예·적금 상품 금리가 꿈틀대는 가운데 시중은행보다 금리 혜택이 좋은 저축은행 상품들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최고 연 4%대에 이르는 예·적금이 나오면서 저금리 시대에 은행권 밖에서 투자처를 찾던 재테크족도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저축은행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1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대출 연체율 같은 건전성 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저축은행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은 해당 저축은행이 우량한지 사전에 확인하고, 원금과 이자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5000만 원씩 분산 저축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사상 최대 실적 거둔 저축은행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조674억 원으로 2016년보다 2068억 원(2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순이익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가장 실적이 좋았던 때는 9250억 원의 순익을 올린 1999년이었다.

대형 저축은행이 잇달아 파산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실적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이자 이익이 6196억 원 급증한 덕분이다. 이에 힘입어 규제 강화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이 2072억 원 늘었는데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각종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59조7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조4000억 원(14.1%) 증가했다. 이 기간 자기자본도 6조800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18.4%) 늘었다. 대출 건전성도 좋아졌다. 총여신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총여신 대비 부실여신비율)이 1년 전보다 각각 1.2%포인트, 2.0%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수신액도 2016년 말 45조704억 원에서 지난해 말 51조1815억 원으로 13.1% 늘었다.

○ 높은 금리 무기로 ‘고객몰이’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수신액 증가세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5일 현재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년 만기)는 연 2.46%다.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연 1%대 중반인 시중은행과 많게는 1.5%포인트 차이가 난다. 금리 혜택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연 2.20%)보다도 높다.

이 중 가장 금리가 높은 곳은 페퍼저축은행(연 2.72%)이다. 유진·오투·세종 등도 연 2.6∼2.7%로 금리가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 중에선 NH농협은행(연 1.95%)이 그나마 금리가 높지만 대부분의 저축은행보다 낮다.

금리가 연 4%를 넘는 적금 상품도 내놓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방카쉬랑스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OK VIP 정기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방카쉬랑스 월 납입금액이 1만∼20만 원인 고객은 2.4%의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이를 포함하면 최대 4.6%까지 적금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아주·공평·세람 등도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가 넘는 적금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부도가 나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적금의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인당 5000만 원까지 보호받는다. 그 이상을 넣으려면 개별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따져보고 5000만 원씩 나눠서 저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고금리#저축은행#수신액 증가#예·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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