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교수 “유시민에 동의 못 해…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법적 근거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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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6일 0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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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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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가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투기"라며 "바다이야기처럼 도박과도 같다"라고 비판한데 대해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15일 방송된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전자화폐 개념은 비트코인 이전부터 여러 번 시도된 적 있다. 많은 실패를 했다"라며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도 전자지갑을 만들고 전자 상거래 초기에도 많이 있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것(가상화폐)은 2009년에 개념이 나오고 2010년부터 거래가 시작된 이후 8년 이상 생존하고 더 많이 수용되어 왔던 것"이라며 "그렇다면 이 화폐가 기존의 화폐와 다른 혁신성이 있다고, 사회에서 수용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선 "IT하는 사람 입장에서 과거 닷컴 때 버블처럼 기술 혁명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라며 "우리 사회가 조그마한 사건들이 있으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당국도 정확한 통계가 없다. 200만이 투자하고 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보유한 가치를 1인당 100만 원 정도라는 얘기다. 투자한 금액은 그보다 적은 금액이다"라며 "정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리한 투자를 하고 있는지, 이러한 통계도 없으면서 과민 반응을 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언급한데 대해 "적절치 않다고 본다"라며 "일단 거래소 폐쇄가 행정부의 뜻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단정적으로 얘기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열풍을 다루는 정부의 대응책에 대해선 "꼭 위험하다고만 보지 말고 우리 사회가 이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라며 "블록체인에서도 우리가 선제적으로 하는 것을 투기라고만 보기에는...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대적 경쟁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아날로그 전자가 계속됐다면 여전히 소니 워크맨을 쓰고 있을 것이다. 디지털화했을 때 우리가 선제적으로 수용했기에 변화를 한 것처럼, 이것도 디지털 화폐 속에서 자금 시장이나 금융의 선진화에 어쩌면 비용을 치르고 있는 거라고 보고 다른 나라처럼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에 집어넣지만, 전면 금지하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7일 JTBC '썰전'에서 유 작가는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비트코인은 사회적 생산적 기능이 하나도 없는 화폐"라며 "채굴이 끝나면 다른 이름을 가진 비트코인 같은 것을 또 누군가가 만들 것이다. 결국 바다이야기처럼 도박과도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이라며 "가치가 요동을 치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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