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기 기자의 머니레시피]펀드, 수익률만 보면 웃다가 웁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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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비용’ 수수료-보수의 진실


신민기 기자
신민기 기자
곧 출산을 앞둔 직장인 김모 씨(33)는 자녀 명의로 펀드 가입을 계획 중입니다. 장기간 가입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상품도 신중히 고르고, 증여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납입 금액 등도 꼼꼼히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김 씨가 한 가지 놓친 게 있습니다. 바로 펀드 수수료입니다. 펀드 수익률은 0.1%포인트의 차이도 민감하게 따져가며 상품을 골랐지만, 펀드 운용과 판매, 관리의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겁니다. 이번 머니레시피는 펀드 투자 시 비용을 아끼는 팁을 다뤄 보겠습니다.

펀드 투자 시 드는 비용에는 크게 수수료와 보수가 있습니다. 수수료는 펀드에 가입하거나 매도 또는 환매할 때 지급하는 일회성 비용입니다. 보수는 운용보수, 판매보수, 수탁보수 등 펀드 운용에 대한 대가로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비용을 말합니다. 펀드 종류에 따라 각종 수수료와 보수 등 비용은 크게 차이가 납니다. 단기간 운용하는 펀드라면 비용보다 수익률이 더 중요할 수 있지만, 30년씩 운용하는 장기 상품의 경우엔 단 1%의 수수료도 복리 효과를 크게 반감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매달 100만 원씩 연평균 수익률 5% 펀드에 가입한 경우 30년간 투자했다면 자산은 8억3573만 원으로 불어납니다. 납부한 원금은 3억6000만 원이지만, 복리 효과로 투자수익이 눈덩이처럼 커져 두 배 이상이 된 겁니다. 그런데, 이때 펀드 비용으로 연평균 2%를 지불했다면 돌아오는 돈은 5억8419만 원으로 쪼그라듭니다.

같은 펀드라고 해도 가입 자격과 판매 경로 등에 따라 클래스(종류)별로 수수료와 보수는 다르게 부과됩니다. 예를 들어 3년 이상의 장기 투자 목적이라면 A클래스가 C클래스에 비해 유리합니다. A클래스는 가입 시 1% 내외의 일회성 선취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매년 내는 판매보수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1년 이내의 단기 투자 목적이라면 C클래스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C클래스는 판매보수가 A클래스보다 높지만, 가입 시 선취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클래스별 비용 차이를 계산하기 어렵다면, 투자 설명서에 나온 ‘투자 기간 경과에 따른 클래스별 비용부담 예시’를 참고하면 됩니다.

펀드에 가입한 후 일찍 펀드를 환매할 경우엔 환매수수료가 부과됩니다. 보통 가입 후 1∼3개월 이내 환매할 경우 부과되지만, 상품에 따라서 10년 동안 환매수수료가 부과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단기 투자할 때는 환매수수료를 부과하는 펀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한 펀드나 ‘성과연동 운용보수 펀드’ 등 운용보수를 획기적으로 낮춘 상품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별도의 운용보수가 없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내놓았습니다. 조윤남 대신자산운용 마케팅·운용총괄 전무는 “투자자들은 수익 측면에서만 복리 효과를 고려하곤 하지만, 비용에도 복리 효과는 적용된다”며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펀드의 수익률에 연동해 운용보수가 결정되는 성과보수 적용 펀드는 수익률이 목표한 수익률보다 낮을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용보수만 내면 됩니다. 다만, 성과가 좋을 때는 일반 펀드보다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합니다. 이때 운용보수만 성과와 연동되고 판매보수는 일반 펀드와 동일하게 일정한 비율로 부과됩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펀드#수익률#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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