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이재용 부회장 구속 비극”

  • 동아일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美서 언급… “이재용 부회장의 많은 조언 필요한데 장기적으로 경영에 약점 될수있어”

“(이재용 부회장 구속은) 일종의 비극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경제클럽’에서 이재용 부회장 구속 수감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의 구속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현재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경영에)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경제클럽은 글로벌 재계 리더급 인사와 단체, 기업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권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워싱턴 경제클럽 설립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카일리그룹 대표 사회로 진행된 토크 콘서트 일문일답 과정에서 나왔다. 권 부회장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이 부회장의) 많은 조언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애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최고참 최고경영자(CEO)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해온 권 부회장은 13일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갑작스러운 사퇴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한국 격언 중 ‘가장 정상에 있을 때 내려오라’는 말이 있다. 입사할 당시만 해도 삼성은 국내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최고 기업이 됐다. 지금이 떠날 때다”고 답했다.

권 부회장이 사퇴 결정을 밝힌 날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매출 62조 원, 영업이익 14조5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분기 기록을 갈아 치웠다. 권 부회장은 “후임자를 추천할 생각이며 이사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퇴임 이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삼성은 역동적인 조직이어서 구체적인 계획을 알 수가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을 멘토링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권오현#이재용#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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