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앱으로 축구장서 치맥 주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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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O2O서비스 경쟁

20일 K리그 수원과 제주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관중이 삼성카드의 ‘스마트오더’를 이용해 주문한 치킨을 받고 있다. 
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사이트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문해 오프라인으로 제공받는 서비스다. 자신과 가까운 매장에서 
메뉴(아래쪽 사진)를 고르고 좌석을 입력하면 직접 배달해준다. 삼성카드 제공
20일 K리그 수원과 제주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관중이 삼성카드의 ‘스마트오더’를 이용해 주문한 치킨을 받고 있다. 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사이트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문해 오프라인으로 제공받는 서비스다. 자신과 가까운 매장에서 메뉴(아래쪽 사진)를 고르고 좌석을 입력하면 직접 배달해준다. 삼성카드 제공
20일 오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수원과 제주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전반 초반 두 골을 내준 수원이 제주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직장인 이승호 씨(41)는 치킨을 사러 간 새 골이 터질까 엉덩이를 의자에서 뗐다 붙였다 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수원 삼성블루윙즈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삼성카드의 ‘스마트오더’ 항목을 눌렀다.

그러자 광장 매점, W석 매점, N석 매점 등 경기장 가게들이 떴다. 가장 가까운 곳을 선택하고 메뉴에서 치킨과 음료 등을 골랐다. 좌석 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도 입력했다. 엄지손가락을 홈 버튼에 댔더니 미리 등록한 삼성카드로 결제가 끝났다. 5분 뒤 매점 직원이 음식을 들고 왔다. 그 순간 수원의 산토스 선수가 만회골을 넣었다.

이 씨는 “줄도 안 서고 앉은 자리에서 3분 만에 치킨을 샀다. 직접 갔으면 골 넣는 장면을 놓칠 뻔했다”며 웃었다.

삼성카드가 올해 3월 선보인 스마트오더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문하면 오프라인으로 이를 제공받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다. 삼성카드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야구장을 시작으로 삼성카드 본사에 있는 할리스커피 매장,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이를 도입했다.

김진한 삼성카드 디지털서비스팀 프로는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식·음료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O2O 서비스는 사실 새로운 시장은 아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업체마다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해왔던 서비스다. 그런데 1∼2년 새 금융사들이 해당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야놀자(숙박), 요기요(배달주문), 꾸까(꽃배달) 등 업체들과 제휴를 맺으며 본격적으로 O2O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초 SK텔레콤과 손잡고 생활금융플랫폼 ‘핀크(finnq)’를 내놓았는데 이용자가 쌓이면 이를 분석해 O2O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금융사들이 이같이 O2O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플랫폼 선점이다. 고객들이 자사의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어 수수료 수익을 거두려는 것이다. 더 큰 목적은 데이터 확보다. 현재 금융사들은 고객들의 관심사나 소비 패턴을 최대한 모아 빅데이터 분석을 한 뒤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으려 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링크(LINK) 비즈파트너’가 그 사례다. 이는 중소가맹점주가 할인 등 고객에게 제공할 혜택을 삼성카드 측에 등록하면 삼성카드가 해당 가맹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만 골라 할인, 이벤트 등을 전해주는 서비스다.

이는 삼성카드의 기존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앞서 삼성카드는 고객이 받은 쿠폰을 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선택해 놓으면 결제 시 자동으로 혜택이 적용되는 ‘링크’ 서비스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고객이 어떤 쿠폰을 등록하는지를 살펴 자주 찾는 매장을 찾아낸 것이다. 여기에 연령, 소비 패턴까지 분석해 잠재고객도 가맹점주에게 연결해줬다. 가맹점주는 매장을 자주 찾거나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만 선별해 홍보할 수 있어서 좋고, 고객도 자주 가는 곳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진한 삼성카드 프로는 “핀테크가 활성화되려면 결국 빅데이터가 쌓여야 가능하다.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모은 뒤 타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혜택을 놓치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카드사#o2o서비스#삼성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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