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많은 부동산, 솟아날 구멍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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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주목할 만한 부동산시장

서울 강남에서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이곳은 1월 18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 정비 계획안이 사실상 통과됐다. 동아일보 DB
서울 강남에서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이곳은 1월 18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 정비 계획안이 사실상 통과됐다. 동아일보 DB
 설 연휴가 지나고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 집을 사야 할지를 놓고 망설이는 내 집 마련 실수요자가 많다. 섣불리 주택 구입을 결정하기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고, 국내에서도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주택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다만 강남 재건축 지역과 경매 시장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내 집 마련’엔 신중할 필요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설 이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 분기 대비 1.33% 오르는 데에 그쳤다. 3분기(2.94%)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부동산업계는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김덕례 한국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현재의 주택 정책이 계속될지 관망해야 할 시기”라며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밑그림이 드러나고 2분기의 시장동향을 확인한 뒤 주택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37만 채, 내년에는 41만 채에 이른다. 1999년 이후 최다다. 물량이 늘어난 만큼 전세금이 오르기는 어려운 구조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세로 돌릴 수밖에 없다”라며 “전세 물량이 늘어나 전세금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청약 시장은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규제 강화로 청약 기회가 제한되면서 ‘청약 통장을 아끼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올해 분양 물량(5만6727채)이 2001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로 예상되는 수도권도 입지가 좋은 지역을 제외하곤 미분양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은 강북 뉴타운과 공공분양 아파트, 지방은 부산과 세종시 등지를 제외하곤 청약 시장의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믿을 곳은 ‘강남 재건축 단지’ 

 내 집 마련 실수요가 아니라면 주택 구매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금리 인상 부담이 큰 상황에서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등과 같은 곳은 여전히 관심을 가져 볼 만한 투자처다. 강남 재건축 단지는 11·3 대책 이후 최고 1억5000만 원 이상 가격이 빠졌다. 하지만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 주요 단지들이 서울시의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면서 호가가 5000만 원 이상 오르기도 했다. 특히 내년에 부활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는 단지도 적지 않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는) 중소형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사업 속도가 늦더라도 수요층이 탄탄해 가격 하락 폭이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와 집합 상가의 연간 투자 수익률은 각각 5.8%와 6.93%였다. 일반 금융 상품보다는 여전히 투자 수익률이 높은 편이지만 전년 대비 0.13%포인트, 0.3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소액 투자가 가능한 오피스텔, 원룸 등은 금리 변동의 영향이 덜하지만 상가는 자본금 규모가 커 리스크가 크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원갑 전문위원은 “안전한 임대 소득을 원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대출 금리에 민감하지 않다”라며 “꼬마 빌딩이나 상가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꾸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침체됐을 땐 경매 시장에 싸게 나온 매물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라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강성휘 기자
#부동산#내 집 마련#강남#재건축#개포동#반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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