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규모’ 금호타이어 12일 매각 본입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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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회장 ‘금호 재건’ 마지막 퍼즐 완성하나
우선매수청구권 보유한 박삼구 회장… SPC 세워 자금 조달 나설 듯
중국기업 4곳-인도 1곳 ‘눈독’

박삼구 회장
박삼구 회장
 약 1조 원 규모의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이 12일 마감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그룹의 ‘완전한 재건’을 이룰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12일 금호타이어 주식 6636만8444주(지분 42.01%)에 대한 본입찰을 12일 마감한다. 2009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등이 보유하게 된 지분이다.

 
채권단은 본입찰에 응한 기업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13∼16일 즈음 박 회장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이 그로부터 한 달 내 최고가와 같은 가격으로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의 품에 안기게 된다. 반면 박 회장이 동등한 가격을 제시하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새 주인의 손에 들어간다. 최종 결과는 2월 중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인수로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인수에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 등의 발언을 해왔다.

 문제는 돈이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그룹 계열사를 통하거나 제3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순수하게 박 회장 개인의 자금력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라는 뜻이다. 다만 박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투자자를 모집하고 그 자금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법은 가능하다.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하느라 현재 여유자금이 빠듯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인수전 상대는 대부분 중국 기업들이다. 채권단이 지난해 11월 진행한 예비입찰에서는 중국의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SAIC), 더블스타, 링룽타이어, 지프로, 인도의 아폴로타이어 등 5곳이 적격인수후보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5곳 모두 12일 본입찰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한중 관계가 얼어붙어 중국 업체들이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예비입찰 당시에는 채권단 보유 지분의 시가(약 7000억 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금호타이어 인수가가 1조 원가량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주당 1만 원을 웃돌던 주가가 11일 종가 기준으로 9030원까지 내려가면서 인수가가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채권단 관계자는 “회사의 향후 발전 가능성과 잠재 가치 등을 고려해 입찰에 뛰어드는 만큼 일시적인 주가 하락은 매각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7∼9월) 매출 7101억 원, 영업이익 9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5년 같은 기간보다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국내 타이어 업계에서 매출 기준으로 1위 한국타이어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최근 3위 넥센타이어가 금호타이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4702억 원, 영업이익은 654억 원이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내부적으로는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 중이고 본입찰 과정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kyu@donga.com·이은택 기자
#금호타이어#본입찰#s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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