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전의 格 높이자”… 갤러리 마케팅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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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새 홍보전략

올해 4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갤러리에서 추상주의 거장 칸딘스키의 작품을 삼성전자 커브드(곡면) UHD(초고화질) TV를 통해 
재현하고 있다(위쪽 사진). 12월 1∼7일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광장에 마련된 갤러리에 LG시그니처 냉장고가 전시됐다.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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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갤러리에서 추상주의 거장 칸딘스키의 작품을 삼성전자 커브드(곡면) UHD(초고화질) TV를 통해 재현하고 있다(위쪽 사진). 12월 1∼7일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광장에 마련된 갤러리에 LG시그니처 냉장고가 전시됐다. 각 업체 제공
 명품(名品) 가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자업계의 경쟁이 마케팅 트렌드도 변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전자업계는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제품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나 영국 런던 피커딜리 서커스에 대형 광고물을 노출시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브랜드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에 격(格)을 입히는 작업이 한창이다. 프리미엄 제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박물관, 미술관 등에 제품을 전시하거나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문화예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 ‘문화예술’이라는 옷을 입히는 맞춤형 마케팅

 삼성전자는 유명 미술관이나 오페라하우스 등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추상주의 거장 칸딘스키 서거 150주기를 맞이해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갤러리에서 칸딘스키 작품을 삼성전자 커브드(곡면) UHD(초고화질) TV를 통해 재현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또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서 세계적인 걸작들을 삼성 UHD TV로 보여주기도 했다.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인 빈 오페라하우스와도 지속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페라 ‘춘희’(라 트라비아타)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최대 10개 작품의 공연 실황을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영상으로 전달한다. 

 LG전자는 올해 명품 가전 시장을 노린 ‘LG시그니처’ 브랜드를 내놓은 후 ‘갤러리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 조사를 기반으로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라 문화에 관심이 많고 소득 수준이 높은 고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을 선별해 제품을 전시하는 것이다. 음악과 빛을 적절히 활용해 예술품 전시관처럼 꾸며진 갤러리가 기존 전자제품 전시관과 다른 점은 전시품을 직접 만지고 작동시키며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10월부터 연말까지 뉴욕을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 덴버, 워싱턴 등 미국 주요 도시 쇼핑몰에서 ‘LG시그니처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달 1∼7일은 프랑스 파리 국립근대미술관이 들어서 현대 문화의 요충지로 평가받는 파리 퐁피두센터 광장에서, 8∼14일은 파리 프랑스국립산업기술센터 쇼핑몰에서 각각 갤러리를 운영했다.

○ 은밀하지만 확실한 문화예술 마케팅

 마케팅 트렌드의 변화는 주력 제품군 변화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일반 제품보다 2, 3배 비싼 ‘프리미엄 가전제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연간 35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시장 비율은 현재 5%(17조5000억 원) 수준이지만 일반 가전 시장 대비 3배 정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영 LG전자 글로벌마케팅부문 실장은 “최근 제품 1개를 팔았을 때 훨씬 큰 영업이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위한 마케팅으로 문화예술적 가치가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좀 더 확실하게 제품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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