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불황, 외환위기 수준… 강도 약해도 기간 길어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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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산업구조 바꿔야”

현재 제조업 불황 기간이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과거 불황기와 현재의 제조업 경기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6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개 분기 이상 연속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가 있던 1998년 1∼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이후 세 번째다.

기간 면에서는 이전의 위기 때보다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 1998년에는 4개 분기 연속으로, 2008년에는 3개 분기 연속으로 제조업 생산이 감소했다 반등했지만 지금은 6개 분기째 불황 이전의 생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제조업 불황의 강도는 앞선 두 번의 위기 때보다 약하다. 현재 생산증가율은 분기 평균 ―0.9% 수준으로 외환위기(―6.5%)와 금융위기(―11.1%) 때와 비교하면 감소 폭이 그리 크지 않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4.2%로 나타나 외환위기(67.6%)와 금융위기(70.2%) 때보다는 높다.

시장수급 측면에서 보면 출하가 감소하고 재고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는 급격히 출하가 감소했다가 바로 반등한 반면 현재는 제조업 출하 증가율이 평균 ―0.5%를 기록 중이다. 반면 재고증가율은 2.7%로 공급 과잉도 계속되고 있다. 내수출하 증가율(―0.02%)과 수출출하 증가율(―1.0%)은 모두 감소하고 있다.

사업체의 최대 생산 가능량을 보여주는 생산능력 증가율은 현재 1.1%로 외환위기(4.9%)와 금융위기(2.9%) 때보다는 낮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제조업의 문제점은 불황 강도가 아니라 시장수요 침체의 장기화에 있다”라며 “대부분의 주력 제조업들이 한계상황을 맞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제적인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 인하로 경기 안정화에 노력하고, 신산업·고부가가치산업 분야로 신속한 산업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제조업#불황#외환위기#현대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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