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삼성重에도 자구안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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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조선빅3 구조조정 급물살… 대우조선엔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삼성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최근 삼성중공업에 자구계획 제출을 공식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 함영주 행장이 지난달 28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 데 이어, 산은도 나서면서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조선 ‘빅3’에 대한 채권단의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삼성중공업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서류를 보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재무개선과 경영개선 계획, 유동성관리 계획을 제출하라는 것”이라며 “제출 기한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상 기업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채권단이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은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제2의 대우조선해양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조선업의 수주가 뚝 끊긴 상황에서 조선업 침체가 이어지면 부실화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차원에서 삼성중공업에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구조조정협의체 회의 후 부진에 빠진 조선 빅3의 자구계획을 받아 채권단이 집행 상황을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빅3 중 부실 상태가 심각한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위기 상황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한 재무건전성 조사인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반기(1∼6월) 내에 인력, 임금, 설비 조정 등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세울 방침이다.

대형 조선사 구조조정 외에 올 들어 수주 절벽에 직면한 중소형 조선사의 구조조정을 위한 채권단 움직임도 바빠졌다. 정부는 중소형 조선사에 대해서는 채권단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주문한 바 있다. 현재 채권단 관리를 받는 중소형 조선사는 STX조선, 한진중공업,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이다.

2013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STX조선은 그동안 채권단이 4조 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했다.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바꾸겠다는 큰 계획은 나왔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신규 수주가 없어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재무와 경영 상태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을 둘러싼 채권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 9월 삼성중공업과 경영 협력을 맺어 성동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수주를 받지 못했다. 채권단은 상반기 중 성동조선의 추가 수주가 없으면 3곳의 야드 가운데 1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삼성중공업#kdb산업은행#조선#구조조정#채권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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