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증권사 틈새에 낀 중소 증권사들 ‘中企 특화’ 선점에 사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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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확보 경쟁 후끈

대형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틈새시장을 찾아 ‘각자도생(各自圖生)’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우투증권’ ‘KB투자+현대증권’ 등 합병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기 전에 중소기업이나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등 성장 시장에서 차별화된 수익원을 찾아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처음 도입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공모에 13개사가 신청서를 냈다. 이 중 5개사 안팎이 15일 최종 선정된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기업 금융 업무를 전담하는 증권사다. 특화 증권사로 지정되면 중소기업 대상 성장사다리펀드 운용 주관사 선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대상 담보대출을 할 때 금리 우대를 받는 등의 혜택도 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심사 프레젠테이션에서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박의헌 KTB투자증권 사장 등 사장급 인사들이 직접 발표에 나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 증권사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내실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 기업이나 벤처 사업가를 발굴하고 자금 모집을 중개해 주는 크라우드펀딩 시장에도 중소형 증권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IBK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등록을 마치고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추가로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 1월 본격적으로 도입된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이날까지 26개 업체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모집 금액은 44억6000만 원에 이른다. 증권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수수료를 많이 벌기는 어렵다”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과의 거래를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 중개를 통해 5억 원을 모금한 IBK증권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꾸준히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크라우드펀딩의 장점을 강조했다. 또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 때 크라우드펀딩 중개회사에 가산점을 주는 점도 중소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크라우드펀딩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지난해 높은 수익을 올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20∼50%를 부동산PF에서 거둬들였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PF 조직을 개편하면서 많은 이익을 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우발 채무 비율이 높아지는 등 위험 요인도 있다”며 “대체 투자 등 새로운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증권사#먹거리#수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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