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한파속 1월 경제지표 악화… 생산-소비-투자 일제히 마이너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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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액, 2015년의 반토막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했다. 수출 감소세가 사상 최장 기간(14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올 1월 산업생산은 물론이고 소비, 투자까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건설 수주액도 지난해의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0.8%), 11월(―0.5%) 연속 감소하다 12월 들어 1.3%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1.4% 줄었다.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으로 1월 승용차 등 내구재(―13.9%) 판매가 부진한 게 직격탄이 됐다. 불확실한 경기 탓에 설비투자도 6.0% 감소했다.

수출은 올해 2월까지 14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상수지는 47개월째 흑자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70억6000만 달러 흑자로, 2012년 3월 이후 47개월 연속 최장 기간의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12월(73억8000만 달러)보다 줄었지만 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게 문제다. 국제유가 급락과 신흥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1월 상품 수출은 379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8% 줄었고 상품 수입은 297억9000만 달러로 23.1% 감소했다.

해외건설도 ‘저유가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50억1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억8900만 달러)의 48% 수준에 그쳤다.

특히 텃밭이던 중동에서 저유가로 발주량이 급감해 수주액이 88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8억8600만 달러)의 3%, 2014년(129억5000만 달러)의 0.7% 수준이다. 전체 해외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80.7%에서 올해 1.8%로 급락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린 이란이 새로운 돌파구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정임수·김재영 기자
#내우외환#해외건설#경제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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