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어울리는 준대형 세단’? 기아 ‘올 뉴 K7’ 타봤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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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와 준대형 세단은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진다. 준대형이라는 사이즈 자체가 편안함을 추구하는 중년의 기업인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올 뉴 K7’은 그런 선입견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출시 후 연령대별 계약비중을 살펴보니 30대가 31.5%로, 원래 타깃으로 했던 40대(31.4%)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운전할 맛나게 하는 성능을 갖춘 덕분일까. 2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왕복하는 약 160㎞의 코스로 올 뉴 K7의 ‘3.3 GDI 모델’을 직접 타봤다.

시승소감을 요약하면 올 뉴 K7은 ‘30대에 어울리는 준대형 세단’이라 할 수 있겠다. 차체는 크지만 안락하고 중후한 멋보다는 스포티하고 젊은 감각을 한껏 부린 차였기 때문이다. 움푹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 ‘Z’를 형상화 한 헤드램프가 “잘 빠졌다”라는 표현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고급스럽지만 결코 부담스럽고 과한 느낌은 아니다.

직접 달려보니 주행성능은 역시 기대했던 대로다. ‘미친 듯한’ 순간 가속은 없었지만 “옆 차선에서 달리는 차량을 추월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차를 몰아보면 추월에 문제가 없었다.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f·m의 성능을 지닌 3.3 GDI 엔진에 동급 최초로 장착한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가속도 부드럽다.

올 뉴 K7은 편의성을 높여주는 고급 사양도 놓치지 않았다. 운전을 하다보면 사이드미러로 양쪽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인지하지 못할 때가 있다. 올 뉴 K7는 아예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통해서 옆 차선에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곧바로 알려준다. 운전자가 시선을 멀리 떼지 않고도 차선을 바꿔도 괜찮은지를 바로 인지할 수 있다.

올 뉴 K7은 동급 최초로 미국 크렐(Krell)의 오디오를 적용했다. 뒷좌석 문 등 차량을 감싼 12개의 스피커를 통해 입체감 있는 사운드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운전하면서 듣는 음악에 목숨 거는 이들이라면 욕심내볼 만한 사양이다.

다만 고속으로 달릴 때 들리는 소음은 아직 잡지 못한 부분인 것 같다. 시속 100㎞를 넘어 달리자 노면에서도 내연기관에서도 거슬리는 소음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물론 정숙성보다 제대로 된 주행을 중시하는 이들에겐 크게 문제되진 않을 정도지만, 최상의 정숙성을 확보했다고 하기엔 아쉬웠다.

시승 코스의 편도구간을 달리고 나서 잰 복합 연료소비효율은 L당 9.6㎞가 나왔다. 정부 공인 복합연비(L당 9.7㎞)와도 비교해 큰 차이는 없었다. 가격은 3090만~3920만 원 선이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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