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대 성장-무역 1조달러 회복 빨간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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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쇼크-저유가에 한국경제 비틀

연초부터 이어진 중국발(發) 악재와 저유가 쇼크의 ‘더블 펀치’에 한국 경제가 비틀대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금융 불안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실물경제까지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대내외 악재들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면서 올해 한국 경제는 3%대 성장률과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들어 국내 금융시장은 오전 10시 15분(한국 시간)에 발표되는 위안화 고시환율에 따라 경기를 일으키며 출렁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향방은 상하이증시가 개장하는 오전 10시 30분에 결정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2일에도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내내 널뛰기를 하자 코스피도 등락을 거듭하다 0.21%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하락세였던 원-달러 환율도 상하이증시가 흔들리자 방향을 틀어 종가 기준으로 5년 반 만에 1210원을 넘어섰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팀장은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연관성이 커지다보니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을 쫓아가는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며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 우려로 중국 증시와 환율이 계속 출렁일 것으로 보여 국내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연초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던 위안화 가치는 최근 3거래일째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잠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일 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워낙 커 앞으로도 위안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원화도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 자본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반 사이 70원 가까이 급등했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작년 12월 2일부터 단 하루를 빼고 ‘팔자’ 행진을 이어가 4조3000억 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발 악재로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확산되면서 이것이 또다시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원화 약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한국 경제에 호재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이 공식마저 깨지고 있다. 김 팀장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수요가 위축되면 국내 기업의 수출 물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며 “환율 상승을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위안화 역시 동반 약세를 보여 중국과 경쟁하는 수출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이점이 상쇄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경제 감속(減速)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이 가속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먹구름은 더 짙어지고 있다. 정유 화학 조선 등 유가와 매출이 연동된 산업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고, 건설업도 산유국 발주처들이 저유가로 발주 물량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산유국의 국가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2011년 이후 지속됐던 무역 규모 1조 달러가 지난해 깨진 데에도 저유가의 영향이 컸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국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와 새누리당은 12일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새해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중국 경제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새누리당 경제상황 점검 태스크포스 단장을 맡은 강석훈 의원은 “현재 전개되는 중국 경제의 불안한 상황을 감안할 때 다소 ‘시끄러운 연착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밝혔다.

정임수 imsoo@donga.com / 세종=이상훈 기자
#한국경제#성장#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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