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2015년말과 2016년 3월에 ‘트윈 인사태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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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행장-사외이사 대거 물갈이

주요 은행 부행장들이 대거 12월 임기가 끝날 예정이어서 조만간 은행권에 인사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또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상당수 사외이사들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돼 은행권 사외이사들도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상당수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부행장 22명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5개 은행의 현직 부행장 36명 가운데 61.1%가 올해 임기가 끝나는 셈이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부행장 전원의 임기가 연말에 끝난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석근 상임감사위원도 연말 2년 임기를 마치고, 부행장보 9명 중 6명도 임기가 만료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부행장급은 보통 2년 임기가 끝나면 1년씩 임기가 연장되는데 올해에는 실적이 악화된 임원들이 많아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통합 원년이라는 점이 올해 말 인사의 변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조직의 안정을 생각하면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3분기(7∼9월) 실적이 타행에 비해 부진했기 때문에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말에 임기가 끝나는 김주하 행장의 연임 여부가 가장 큰 변수다. 농협은행에서 행장이 연임한 전례는 없지만 올 상반기(1∼6월) 순이익이 2008년 이후 7년 만에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등 김 행장 취임 이후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어 연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농협은행 부행장 10명 중 4명도 김 행장과 함께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2월에도 부행장 2명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김 행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

우리은행 부행장들이 주목하는 변수는 ‘민영화’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을 위해 인사 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 작업을 총괄하는 김승규 부사장의 경우 민영화를 지속시켜야 한다는 명분이 있어 최근 임기가 6개월 연장됐지만 젊은 후배들이 많은 상황에서 다른 부행장들까지 민영화를 위해 연임시킬 수는 없다는 분위기”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인사 폭이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임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올 연말 대대적인 인사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부행장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들도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도입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들은 전체 사외이사의 5분의 1을 매년 정기 주총에서 새로 선임해야 한다. 따라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5대 은행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26명 중 16명(61.5%)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국민은행(4명)과 농협은행(5명)은 사외이사 전원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범규준에 따라 각 은행이 내년 주총에서 최소한 사외이사 1, 2명씩은 교체해야 한다”며 “사외이사의 자격 요건이 강화돼 그에 맞는 사람을 물색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장윤정 기자
#은행#인사#부행장#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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