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案 놓고… 주총 표대결 여부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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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日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신동빈측 우세예상… 이탈표 나올수도

17일 일본에서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롯데 두 형제간의 ‘표 대결’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주주총회는 롯데홀딩스의 이사회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임시 주총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여는 ‘기습 주총’의 성격을 띤다. ‘사외이사직 신설’,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동의를 구하고 추인받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동아일보 14일 자 A10면 참조 ) 등 신동빈 회장 측의 안건만 담겼다. 아직까지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추진하려던 ‘신동빈 회장 등 이사진 해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주총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의 정면 승부 없이 신동빈 회장 측의 ‘지배력 다지기’가 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외의 표 대결이 나올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측이 일본롯데 계열사 이사들을 포섭한 것은 사실이지만 호텔롯데 상장을 반대하는 신격호 총괄회장 지지 세력이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 이탈 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거듭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고 선언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가지는 일본 주주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 안건 중 ‘사외이사직 신설’은 일본 회사법상 ‘특별 결의’에 해당돼 주주 과반수가 참석해 출석 주주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표 대결의 핵심은 롯데홀딩스 주주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종업원지주회(우리사주협회)의 향방이다. 롯데홀딩스 지분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光潤社)와 종업원지주회, 임원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자회사·조합이 3분의 1씩 갖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안건 중 하나라도 부결될 우려가 있었으면 (신동빈 회장이) 주총 소집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 회사는 기본적으로 종업원 중심이고 이사진과 종업원들 간에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어 신동빈 회장 측을 지지하는 이사들과 견해차가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과 상관없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임시 주총 소집이나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무효소송 등 ‘반격’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 곁에 머물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을 앞두고 이번 주말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석 bsism@donga.com·최고야 기자
#호텔롯데#상장#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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