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초록콩나물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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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대신 LED조명 쪼여 광합성… 아스파라긴산,일반 콩나물의 4배
재배농가, 이마트 납품해 고수익

초록 콩나물 농장을 운영하는 양승기 씨(왼쪽)와 우민성 이마트 신선식품 바이어가 특수 재배시설에서 수확할 콩나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초록 콩나물 농장을 운영하는 양승기 씨(왼쪽)와 우민성 이마트 신선식품 바이어가 특수 재배시설에서 수확할 콩나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지난달 27일 경기 양평군 중원산로에 위치한 초록 콩나물 재배농장에 들어서자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대낮에도 환하게 켜놓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아래 콩에서 갓 발아해 초록색 뿌리를 내민 콩나물이 자라고 있었다. 커다란 통에 콩과 물을 넣고 암막을 씌워 키우는 일반 콩나물 재배 방법과는 전혀 달랐다.

이 농장은 양승기 씨(52)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초록 콩나물 재배 시설이다. 2011년 ‘왜 콩나물은 노란색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양 씨는 2년간의 연구 끝에 2013년 광합성 하는 초록 콩나물에 대한 특허를 따냈다. 물을 머금은 콩에 LED 조명을 쪼여 의도적으로 광합성을 이끌어내면 일주일 만에 영양소가 풍부한 초록 콩나물로 자라난다.

양 씨는 “초록 콩나물은 일반 콩나물보다 숙취 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이 4배, 여성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이소플라본이 4배, 비타민C와 비타민D2는 각각 4배, 25배 많다”고 강조했다.

연구 초기에 양동이에 물과 콩을 담아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뒀지만 빛이 일정하지 않은 탓에 발아가 이뤄지지 않았다. 우연히 LED 조명으로 채소를 키우는 농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양 씨는 햇빛 대신 LED 조명 시설을 설치했다. 물이 빠지도록 구멍을 뚫은 플라스틱 쟁반에 불린 콩을 둔 지 하루 이틀이 지나자 초록색 싹이 나기 시작했다.

긴 연구 끝에 초록 콩나물 재배에 성공한 양 씨는 지난해 일반 콩나물보다 2∼3배 높은 가격(1봉지 160g·2980원)으로 이마트에 납품을 시작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영양소가 풍부한 슈퍼푸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다른 유통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던 이마트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현재 양 씨의 초록 콩나물은 유기농 제품 코너가 마련된 전국 이마트 70여 개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다.

양 씨는 초록 콩나물이 대중화되면 양평군과 손잡고 ‘초록 콩나물 체험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콩 전시관과 농촌 체험관을 운영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초록 콩나물 두유 등 응용 상품도 연구하고 있다.

양평=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초록콩나물#시장#광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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