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1등석 같은 안마의자… 고급화로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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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작은 거인’]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홍콩춘계전자전’에 참가해 고급형 안마의자 ‘렉스-엘’ 등 자사 안마의자와 정수기, 도정기를 전시했다. 바디프랜드 제공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홍콩춘계전자전’에 참가해 고급형 안마의자 ‘렉스-엘’ 등 자사 안마의자와 정수기, 도정기를 전시했다. 바디프랜드 제공
창업 첫해인 2007년 매출 27억 원. 그러나 7년 뒤인 지난해 매출이 1438억 원으로 뛰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00억 원이다.

바디프랜드 이야기다. 바디프랜드는 칙칙한 검은색 일색이던 안마의자 시장에 디자인과 기술을 입히고 유통을 혁신해 국내 안마의자 1위 회사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정수기, 라텍스 침대, 도정기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2020년 매출 1조 원,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잔액 1억 원 털어 디자인을 입히다

바디프랜드 설립 초기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1000만 원 안팎의 일본산 제품과 200만 원 안팎의 중국산 제품으로 양분화돼 있었다. 제품은 의료기기처럼 인식돼 주요 소비자는 노년층이었다.

일본과 중국에서 안마의자를 수입해 팔던 바디프랜드는 여기서 기회를 봤다. 2009년 회사에 남아있던 현금 1억 원을 모두 털어 이노디자인과 디자인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소재는 고급스러운 질감으로 바꿨고 빨간색, 베이지색, 갈색 등의 색상을 입혔다. 선은 절제미를 살렸다. 김택 바디프랜드 사업전략본부장은 “거실에 있는 것 자체로 오브제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디프랜드 디자인연구소 인력은 전체 직원의 10% 수준인 40명이다.

기술도 업그레이드했다. 안마의자엔 1300∼1600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김 본부장은 “컴퓨터가 사용자의 체형을 좌표로 읽은 뒤 안마를 시작한다”며 “성장기 아이용, 불면증 완화용 등 맞춤형 안마 기능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2013년 항공기의 일등석 좌석을 모티브로 내놓은 ‘팬텀’은 현재까지 단일 모델로 700억 원어치 이상 팔린 히트상품이다.

○ 안마의자에 렌털 도입…사업 다각화도

바디프랜드는 2009년 렌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4만9000원씩 36개월을 내면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방식이었다. 당시 정수기를 제외하고 생활가전업계에서 렌털로 제품을 파는 기업은 바디프랜드가 처음이었다. 김 본부장은 “당시 서울 강남지역의 저렴한 마사지숍에서 마사지를 한 번 받는 가격이 5만 원이었다”며 “마사지 1회 비용으로 온 가족이 한 달간 안마의자를 이용할 수 있다는 개념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디프랜드는 39개월 약정 기간에 월 4만9500∼14만9500원을 내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지난해부터 추성훈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30대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사업도 다각화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정수기를 사용할 때 가정 방문 서비스를 부담스러워하는 주부들이 많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 정수기 덮개만 열면 스스로 필터를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웰니스 W 정수기’를 내놓았다. 지저분해지기 쉬운 물탱크는 아예 없애버렸다.

이탈리아의 라텍스 침대 제조 회사를 인수해 천연 라텍스 침대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맘스밀’이라는 도정기도 내놓았다. 유기농 현미를 함께 보내줘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만 껍질을 깎아 밥을 지을 수 있다. 김 본부장은 “고객의 24시간, 그리고 일생을 함께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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