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멈춰서면 거기가 낙원” 캠핑카 시대, 성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대량생산 앞둔 캠핑카의 세계

캠핑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를 캠핑카로 개조한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캠핑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를 캠핑카로 개조한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캠핑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필요한 도구가 모두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게 즐기는 캠핑인 이른바 ‘글램핑’을 즐기던 가족들이 최근 화재로 목숨을 잃으면서 안전 문제가 부각됐지만 캠핑 열기는 올해도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특히 캠핑 문화의 고급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최근에는 캠핑카에 관심을 갖는 분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죠. 이달에는 한국의 캠핑 문화를 또 한 번 바꿔놓을 캠핑카의 세계를 알아봤습니다.

맞벌이 부부로 초등학생 4학년 아들을 둔 박모 씨(40)는 지난해부터 휴일마다 캠핑을 즐기고 있다. 주중에 같이 놀아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아이와의 주말 캠핑으로 대신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좀 더 쾌적한 캠핑을 원하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캠핑카를 알아봤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에서 판매하는 스타렉스 캠핑카의 올해 물량이 모두 팔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실제 스타렉스 캠핑카는 올해 180대가 판매되면서 3년 연속 매진됐다. 2013년 현대차가 스타렉스 캠핑카를 처음 내놓았을 때 캠핑 애호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기존의 캠핑카를 판매하던 차량개조업체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했고 중소기업청은 중재안으로 판매대수를 제한했다. 이에 현대차는 2013년 120대, 2014년 150대, 2015년 180대까지만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물량제한 없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달아오르는 캠핑카 시장

통상 캠핑카는 트레일러로 연결하는 박스형의 캐러밴이나 대형버스나 트럭을 개조해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갖춘 차를 의미한다. 국내에는 1990년대 초에 캠핑카가 처음 수입됐다. 당시 1억 원을 넘던 캠핑카는 일부 부유층의 호화스러운 취미로만 여겨져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캠핑의 나라인 미국에서도 1908년 미국 포드가 모델t를 출시하기 전까지 캠핑카는 부유층의 사치스러운 취미였다. 하지만 포드의 대량 생산으로 자동차 가격이 낮아지자 사람들이 차량을 개조해 캠핑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1t 이상의 차량을 개조한 대형 캠핑카들이 흔한 반면 한국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스타렉스나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을 개조한 캠퍼밴도 캠핑카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1억 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캠핑카를 살 캠퍼들이 국내에는 아직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형 차량을 주차할 만한 캠핑 공간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편의시설 구비한 캠핑카

국내의 대표적인 캠퍼밴인 스타렉스 캠핑카는 기존의 스타렉스에 캠핑을 위한 각종 편의사양을 장착한 차량이다. 차량의 지붕을 열면 텐트가 되는 팝업 루프 안에는 매트리스와 환기구가 있어 2명이 취침할 수 있다. 스타렉스 캠핑카에서는 캠핑 시 가장 필요한 식수 공급과 전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내부 공간에 설치된 싱크대에 필요한 청수 공급장치, 전기를 사용하기 위한 외부 전원 공급장치도 차량에 적용됐다. 이 밖에도 장거리 이동과 야영에 필요한 대형 냉장고는 물론이고 전기레인지, 다목적 접이식 테이블도 장착할 수 있다.

스타렉스의 기본사양은 2000만 원대 초반이지만 국내의 중소 차량개조업체에서 스타렉스를 캠핑카로 개조하면 통상 5000만∼700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가 협력사를 통해 제작한 스타렉스 캠핑카는 5000만 원 전후로 향후 대량 생산하면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니밴인 스프린터도 국내에서 캠핑카로 개조되는 대표적 차량 중 하나다. 다임러트럭코리아의 협력업체인 제일모빌은 업무기능과 함께 주말에는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차량은 샤워실, 싱크대,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디젤히터, 냉장고, 온수보일러에 노래방 기기까지 갖췄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1억6500만 원에 이른다.

캠핑의 인기 속에 정부도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해 차량구조 변경에 관한 규제를 풀고 있어 캠핑카 시장은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수목적의 자동차를 개조해온 중소업체들도 최근 잇따라 캠핑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덕분에 국내 캠퍼밴의 시장도 급속히 커져 2013년에 400여 대 수준에서 올해는 최대 900대 정도, 금액으로는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