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컨슈머]가축분뇨 활용한 ‘순환농업’, 환경과 경제 함께 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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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자조금
가축분뇨, 비료로 환산할 경우 경제가치 4200억 원 넘어
환경 고려땐 1조 원 가치 창출

유기농업은 화학비료·농약 등 합성화학물질 대신 자연생태계의 순환과정에서 생성되는 유기물·자연광석·미생물 등을 이용한 농법으로 친환경·안전 등 식품 산업 트렌드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다.

국내 유기농업 생산면적도 2001년 이후 매년 30% 이상 넓어져 2012년에는 전체 농산물 재배면적 대비 9.5% 수준에 이르렀다. 친환경유기농산물 시장규모도 2012년 기준 3조809억 원에서 2020년엔 약 7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유기농법의 대표 ‘순환농법’


친환경 유기농법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가축분뇨를 활용한 ‘순환농법’이다. 화학비료는 땅의 힘을 퇴보시키지만, 가축분뇨 비료는 오히려, 더욱 개선하고 강화시킨다.

우리나라의 연간 가축분뇨 생산량은 4500여만 톤으로, 이를 비료로 환산하면 40만 8000톤, 경제가치는 4200억 원을 넘어서며, 환경적 측면까지 고려하면 1조 원에 육박하는 놀라운 가치를 창출한다.

가축분뇨 처리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한우, 젖소, 양계, 양돈 등 고형상태의 가축분을 수분조절재와 혼합하여 발효과정을 거쳐 퇴비로 자원화 처리하는 ‘퇴비화과정’과 양돈 슬러리 등의 액상 상태의 가축분뇨를 액비 제조시설에서 발효과정을 거쳐 액비로 자원화처리하는 ‘액비화과정’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를 활용한 자연순환농업을 발전시키면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축산분뇨의 대부분에 들어있는 질소성분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비료화하여 농사 전반에 직접 이용하는 것이다. 이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전기발전 등 새로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친환경적인 것은 물론, 친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친환경 벼 재배 성공의 일등공신 ‘액비’ 에 주목

농업인들은 이미, ‘액비화 과정’을 통해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6만6000m² 규모로 벼를 재배하는 김병환 대표는 액비를 살포하기 시작해 생산비 절감과 소득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액비를 살포하여 비료값과 농약값 등이 가능해 출하가격이 꽤 높은 편이다. “친환경 쌀을 생산하기 위해 양질의 퇴비 액비가 필요하다. 화학퇴비는 병충해가 발생해 결국 농약을 살포해야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고품질의 친환경 쌀 생산은 자원순환농업으로 이뤄지는 것이 맞다.“

김 대표는 퇴.액비를 살포한 이후 농약을 살포할 필요가 없어져서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액비살포는 화학비료를 대체하지만 가격 절감 효과만으로 볼 수는 없다”며 “비료 살포에 필요한 노동력 절감과 병충해와 도보 피해를 예방하고 이를 통해 친환경 벼 생산이 가능해진 결과로 다양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친환경 재배를 통한 재배, 관리, 액비를 통한 미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기존 가격보다 높아졌다. 흙에 집중하는 농법이 이렇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쿠바의 유기농업의 성공, 자연순환농법

협동농장과 농민의 자발적 참여, 정부와의 협력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유기농업을 실현한 쿠바에서 배울 점도 있다. 쿠바 유기농업의 중요한 성공비결은 흙 살리기에서 출발하였다. 쿠바에서는 생태계와 조화롭게 ‘흙 살리기’에 농민, 정부, 공공조직, 과학자와 기술자가 총동원되었다.

주변의 이용 가능한 음식물 찌꺼기, 농가 부산물, 가축분뇨를 이용해 농가별로 지렁이 퇴비 생산을 통해 흙 살리기를 도모하였다. 나아가 흙을 오염시키는 사회, 자연 등 주변환경의 개선과 한 작물만 심는 농업을 섞어 심기, 번갈아 심기 중심의 전통적 작부체계를 현대적으로 계승해 흙 살리기에 매달려온 것이다.

쿠바인들은 흙을 살리지 않고서는 유기농업이 불가능하고, 작물별 흙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미리 교육받고 있었다. 가축분뇨, 음식물 찌꺼기, 농가 부산물, 낙엽, 산야초 등 자원을 활용한 순환농업체계의 정착을 위해서는 흙 살리기 운동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에는 단순한 분뇨의 퇴비화를 넘어 토양 생태계를 살리는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 자원순환농법을 기본으로 활용하여, 환경을 보전하며 작물과 가축이 건강하게 자라고, 농축산물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자원순환농업은 이제, 미래의 대안이다.

오늘날 생태적인 방법으로 종사를 짓고 삶을 영위하고 있는 전 세계의 생태마을에서는 친환경 퇴비의 활용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쿠바의 자생적 유기농업의 ‘흙 살리기’에 지렁이 퇴비가 핵심적 역할을 했듯, 축사, 퇴비장, 텃밭 등의 상호관련성을 증대시켜 농장 등 마을을 계획하는 것이 기본인 ‘퍼머컬처(permaculture)’ 가 대표적이다.

땅, 사람, 자연 모두 상생을 이루게 하는 거대한 비전으로 떠오르는 자원순환농업. 이제, 축산농가와 경종농가의 상생효과까지 기대해보며, 자원순환농업의 새로운 가치에 주목할 때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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